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서 독일과 ‘맞짱’… “정부 차원 총력전 필요”

업계에서는 기술 경쟁력만으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체계가 더해져야 실질적인 수주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한국·독일 최종 후보… 내년 3월 2일까지 제안서 제출
캐나다 정부는 올해 11월 한국과 독일을 잠수함 사업의 최종 후보로 확정하고 내년 3월 2일까지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다. 도입 규모는 총 8~12척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인 정비·운용 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600억 달러(60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한국 정부 예산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준비 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기술·가격 외 요소에 대한 정교한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한국이 제안한 플랫폼은 디젤-전기추진 방식의 KSS-III Batch-II 잠수함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장기 잠항 능력을 확대한 설계가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약 3주(21일) 내외 장기 운용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가 요구하는 북극 장기 작전 능력과 비상 부상(ice breakthrough)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일정 경쟁력도 강점으로 거론된다. 한화오션은 계약 후 6년 내 선도함 인도가 가능하다는 계획을 제시했으며, 2026년 계약 체결을 가정할 경우 2032년 첫 인도, 빅토리아급 4척 퇴역 시점에 맞춘 2035년까지 4척 공급이 가능한 로드맵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2번함까지는 연 1척씩 인도해 2043년까지 공급하는 일정이다. 캐나다 해군이 우려하는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 기술 경쟁 아닌 ‘국가 역량’ 평가… “정부 역할이 성패 좌우” 분석
캐나다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잠수함 확보가 아닌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경제·산업·안보 파트너십 구축의 기회로 보고 있다. 캐나다 산업부는 절충교역(ITB) 규모, 현지 투자, 전략산업 협력, 북극 작전 기여, 대미 의존도 완화 등 국가적 기여도를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어떤 나라가 캐나다와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이러한 사업 성격상 업계에서는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한 범정부적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가안보실·정책실·경제성장수석실이 축을 이루고, 국방부·외교부·산업부·기획재정부 등이 동시에 움직여 금융지원, 절충교역 이행, 산업·기술 협력, 현지 투자 검토 등을 일관된 전략으로 묶어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캐나다 역시 최근 한국 자동차·배터리 기업의 현지 투자 가능성과 북극 운용 협력에 지속해서 관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온 점은 기술 신뢰 확보에 도움이 되지만, 이번 사업은 기술과 기업 역량만으로는 결론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국가 전략 패키지를 얼마나 빈틈없이 준비하느냐가 실제 수주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 역량을 비교·평가하는 차원의 사업이라는 취지다.
제안서 제출 이후 캐나다 정부는 기술 적합성, 산업 기여도, 외교·안보 파트너십 등을 종합 평가해 2025년 말~2026년 초 최종 협상대상(Preferred Bidder)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상세 설계·재정 협상을 거쳐 2026년 최종 계약 체결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한국 해양·방산 산업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호주 사업에서의 연속된 고전 이후 반등 기회를 맞았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번 사업에서 밀리면 기술이 우수하더라도 국가적인 패키지 구축 역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만큼 범정부 차원의 총력 지원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친구’란 말에, 치매 아버지는 고향땅 800평을 팔았다[히어로콘텐츠/헌트①-上]
- [단독]내란특검 “尹계엄 목적은 민주-한동훈 등 반대 세력 제거”
- 친청 2명 vs 비청 3명… 與 최고위 보궐선거 ‘명청대전’ 본격화
- ‘딸’ 같은 이웃에게 치매 부부는 상가를 넘겼다[히어로콘텐츠/헌트①-下]
- 北김여정, ‘폴더블폰’ 손에 쥔 모습 포착…중국 기업 제품 추정
- 시드니 총기난사 용의자, 아버지와 아들 2인조…사망 16명
- “갑자기 눈 마주쳤다”…日스키장에도 나타난 곰, 스노보더 쫓아가
- [천광암 칼럼]장동혁은 계획이 다 있구나
- [단독]“맞은 뒤 돈 뺏겨” 신고자, 알고보니 보이스피싱 총책
- 李, 10시간 업무보고서 10만자 쏟아내… 野 “권력 과시 정치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