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하고 예뻐졌어요” 완벽한 그녀도 AI

고유찬 기자 2025. 12. 1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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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광고에 AI 모델 활용
비용 적고 초상권 문제도 없어
성형외과를 주요 고객으로 AI모델을 제공하는 한 AI모델 제작 업체의 홍보 화면./메리컬 공식 홈페이지

“완벽한 외모의 AI(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드립니다. 비용도 절감하고, 초상권 문제에서도 벗어나세요.”

14일 한 AI 모델 제작 업체 사이트에 접속하자 다양한 포즈를 취한 여성 수십 명의 사진이 노출됐다. 장발의 젊은 여성부터 묶음머리를 한 중년 여성까지 생김새가 제각각이었다. 얼핏 보면 진짜 사람을 찍은 사진 같았다. 하지만 모두 AI로 만든 ‘가상 모델’이었다.

이 업체는 “병원 홈페이지와 브로슈어 등에 사진을 다양하게 활용하라”며 홍보했다. 가격은 사진 한 장당 3만~8만원.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원장 박모(43)씨는 “완벽한 이목구비의 AI 모델을 사용함으로써 병원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일 수 있다”며 “AI 모델처럼 성형해달라는 문의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AI로 만든 가상 인물이 성형외과 광고 모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통상 성형외과는 실제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의 성형 전후 모습을 나란히 배치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성형 효과를 광고한다. 그러나 AI 기술 발달로 저렴한 비용에 수십 장의 모델 사진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AI 사진을 사용하면 광고 단가도 절반 넘게 줄어들자 병원들이 AI 모델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본지가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역·압구정역·가로수길 일대 성형외과 30곳을 확인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3곳이 AI 모델을 광고에 쓰고 있었다.

의료계에선 AI 모델이 고객들에게 실제 환자로 인식되거나 환자에게 과도한 기대감을 조성할 수 있어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의료법이나 표시광고법상 가상 모델 사용을 직접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AI로 생성한 이미지임을 표시하지 않을 경우 과장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 오인을 방지하기 위해 광고에 AI 모델임을 명시하게 하는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AI 이미지는 요식·콘텐츠 업계로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 사이에선 “광고가 아니라 속임수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서모(28)씨는 “AI 이미지로 음식 사진을 대체한 식당에서는 주문하기가 꺼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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