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막는 ‘경동맥 스텐트’ ] 숨 막힌 혈관, 숨통 틔운다

차상호 2025. 12. 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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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절반 이상 좁아지면 시야 흐림 등 증상
초음파로 검사… 협착률 높으면 스텐트 삽입
환자 나이·혈관 굴곡 고려해 시술 여부 결정
빠른 회복 장점… 약물 복용 등 사후 관리 필수

경동맥이 좁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죽상동맥경화다. 혈관 가장 안쪽 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 염증 세포가 조금씩 들러붙으면서 ‘플라크(죽종)’라는 딱딱한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고혈압,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 같은 위험 인자가 겹치면 플라크는 더 빠르게 자라고, 결국 혈관 안 지름이 점점 좁아진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혈관이 절반 이상(50~70%) 좁아지면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일시적인 마비, 말이 어눌해짐, 시야 흐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일과성 허혈발작(TIA)이라 하며, 곧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을 미리 알리는 강력한 ‘경고 신호’로 여겨진다.

/클립아트코리아/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경동맥 협착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흔하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선별 검사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다. 누운 상태에서 목에 젤을 바르고 초음파 탐촉자를 대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통증이 없고 방사선 노출도 없다. 이 검사를 통해 혈관벽 두께(IMT), 플라크의 모양과 성질, 혈류 속도, 협착 정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초음파에서 의미 있는 협착이 의심되면, 필요에 따라 CT 혈관조영술(CTA), MR 혈관조영술(MRA), 뇌혈관 조영술(TFCA) 등을 추가로 시행해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된다.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윤창효 과장은 “경동맥 협착이 경미한 단계라면 우선 생활습관 개선과 위험 인자 관리가 치료의 기본”이라며 “혈압과 혈당을 철저히 조절하고, 금연과 체중 감량을 실천하며, 필요할 경우 항혈소판제와 고강도 스타틴을 꾸준히 복용해 질환의 진행을 늦춘다”고 말했다. 이어 “협착률이 높아 뇌졸중 위험이 크거나, 이미 TIA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면 약물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럴 때 좁아진 혈관을 직접 넓혀 주는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CAS)이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경동맥 스텐트 시술의 과정=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은 목을 절개하는 수술이 아니라, 혈관 안으로 기구를 삽입해 치료하는 혈관 내 중재 시술이다. 대부분 국소마취로 시행되며,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이나 손목 동맥에 작은 구멍을 낸 뒤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삽입해 경동맥까지 이동시킨다. 이후 작은 풍선을 이용해 좁아진 부위를 먼저 넓히고, 그 자리에 금속 그물망 형태의 스텐트를 펼쳐 혈관을 안쪽에서 지지한다. 윤창효 과장은 “이 과정에서 플라크 조각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원위부 뇌보호 장치(필터)를 함께 사용한다”며 “이러한 장비 덕분에 시술의 안전성은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장점과 고려해야 할 점= 경동맥 스텐트의 가장 큰 장점은 목에 큰 절개가 없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점이다. 대부분 시술 다음 날이면 일반 병실로 이동할 수 있고, 상태가 양호한 경우 조기 퇴원도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고령이거나 심장 질환 등으로 전신마취 수술이 부담되는 환자에게 유리하지만, 모든 시술과 마찬가지로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술 중 색전이 발생해 작은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 스텐트 안쪽으로 조직이 자라 재협착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환자의 나이, 혈관의 굴곡과 지름, 플라크의 성상,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의가 시술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시술은 끝이 아닌 ‘새로운 관리’의 시작= 스텐트는 좁아진 혈관을 넓혀 주는 강력한 치료 방법이지만, 동맥경화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시술 이후의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의사가 처방한 항혈소판제는 빠짐없이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임의로 중단할 경우 스텐트 내 혈전 형성 위험이 커진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역시 일시적인 호전이 아니라 평생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금연은 가장 중요한 관리 요소로, 흡연은 혈관 내벽을 손상시켜 재협착과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인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함께 짠 음식과 기름진 음식을 줄인 식단을 유지하면 시술 효과를 오래 지킬 수 있다. 윤 과장은 “결국 스텐트는 ‘혈관의 길을 한 번 넓혀 주는 치료’이며, 그 길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일은 환자와 가족의 꾸준한 관리에서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뇌를 지키는 파수꾼, 경동맥 관리= 사람들은 심장 건강에는 비교적 관심이 많지만, 뇌로 가는 핵심 통로인 경동맥 관리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윤창효 과장은 “경동맥 협착은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거나 흡연력이 길고, 가족력으로 뇌졸중 환자가 있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 정기적인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관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의미 있는 협착이 발견됐다면 두려움만으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약물치료로 관리가 가능한지 또는 경동맥 스텐트나 수술이 필요한지에 대해 전문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목의 혈관을 잘 관리하는 일은 곧 뇌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경동맥에 대한 작은 관심이 뇌졸중 예방과 건강한 노후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도움말= 윤창효 창원파티마병원 신경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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