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에도 ‘응급실 뺑뺑이’ 여전…진료 제한 메시지 월 1만건

허윤희 기자 2025. 12. 1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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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뺑이 방지법 입법에도 효과는 제한적일 듯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구급대원이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9월 전공의 복귀 뒤에도 인력 부족 등 때문에 응급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해소되지 않다 보니 응급실 인력 부족, 배후진료(전문 진료과) 전문의 부족 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문제가 여전했던 셈이다. 정부에선 내년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개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에도 이런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응급실 진료제한’ 메시지는 10만2171건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은 전국 의료기관의 응급실 병상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인력 부족, 병실 부족 등 환자를 수용하지 못할 사유가 생기면 진료제한 메시지가 표시된다.

의-정 갈등이 이어졌던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진료제한 메시지는 모두 8만3181건으로, 월평균 1만398건이다. 전공의들이 복귀한 9월과 10월 진료제한 메시지도 각각 9552건, 9438건으로 그 이전과 큰 차이는 없었다. 의-정 갈등 이전인 2023년(1∼8월 기준 3만9522건, 월평균 4940건)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규모다. 9·10월 진료제한 메시지의 사유별로 보면 ‘인력 부족’이 3735건(이하 월평균 기준)으로 가장 많고 ‘병실 부족’(725건), ‘장비 부족’(156건) 순이었다. 김 의원은 “9월부터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있지만 응급의학과를 비롯한 일부 필수과목 전공의들의 복귀율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도 응급의학과 충원율은 42.1%로 전체 평균(59.1%)보다 낮다.

이런 상황은 내년 5월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시행 이후에도 크게 나아지기 어렵다는 게 정부 쪽 설명이다. 지난 10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법은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 등이 응급실에 연락해 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전용회선(핫라인) 설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소방 쪽 관계자는 “여러 군데 병원 응급실에 전화 연결을 해도 못 가는 건 의료인력이 없거나 병상이 부족해서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응급실 (미수용) 문제의 근본 원인은 병원에 진료할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필수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현재 복지부는 권역별 중증응급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 응급의료기관 추가 지정과 보상 강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 쪽은 “응급의료전달체계 개편 방안을 내년 중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가 지역 내 응급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자료를 보면, 세종 지역의 ‘관내 이용률’은 47.3%, 전남도 54.5%에 머물렀다. 관내 이용률은 거주 지역 중증응급환자의 총 의료 이용량 중 해당 지역에 있는 의료기관을 이용한 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거주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환자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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