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정상 질의’라 했고, 이학재는 ‘보안 노출’을 우려했다
공항 보안과 기관 책임의 경계가 ‘흔들’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이 예상치 못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부처별 업무보고 자리에서 언급된 이른바 ‘책갈피 달러’ 발언을 두고, 대통령실은 “정상적인 질의응답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은 “보안 취약이 대중에 노출됐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습니다.
쟁점은 옳고 그름의 판단이 아니라, 국가 관문에서 책임 구조를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대통령실 “고압 아니다”… 예방 효과 강조
대통령실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이 특정 인사를 겨냥한 망신 주기나 고압적 질책이라는 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사이에서 이뤄지는 통상적인 질의응답 과정”이라며 “질문과 답변의 맥락으로 봐달라”고 말했습니다.

논란이 된 ‘책갈피 달러’ 언급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이미 인지된 수법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수법이 있다는 점을 공개하고, 이를 막겠다는 담당 기관의 답변까지 함께 나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예방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 문제의 장면… “가능하냐, 아니냐”를 물었다
논란의 발단은 국토교통부 등 업무보고 자리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1만 달러 이상은 해외로 반출할 수 없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끼워서 나가면 검색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사실 여부를 물었습니다.
이 사장이 “실무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하자, 대통령은 “말이 길다”, “나보다 아는 게 없는 것 같다”면서 질책을 이어갔습니다.
질문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즉답을 요구하는 형식이었고, 명확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 이학재 “공항공사 업무 아니다”… 공개 반박
이학재 사장은 업무보고 이틀 뒤인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불법 외화 반출은 세관의 업무이며,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칼·총기·액체류 등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위해 물품을 검색하는 기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무보고 당시 발언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어 “책갈피에 숨긴 달러가 검색되는지 여부는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라면 30년 경력 직원도 알기 어렵다”며, 해당 사안이 공항공사 차원의 숙지 대상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이 언급한 ‘100% 수화물 개장 검색’에 대해서도 “현실화될 경우 공항 운영이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 책임선은 어디까지인가
이번 논쟁은 인사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공항이라는 국가 관문에서 발생하는 모든 보안 리스크를 누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로 이어집니다.
대통령의 시각에서는 공항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기관장이 보안 취약 가능성까지 포괄적으로 인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읽힙니다.
반면 공항공사 측은 법과 제도상 세관과 분리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외화 반출 단속은 직접적인 소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같은 책임 인식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채 공개 질의가 이뤄졌고, 그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논쟁은 확대 양상을 보였습니다.

■ 예방인가 노출인가… 질문 효과 엇갈려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이 보안 취약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반면 현장에서는 “검색 회피 가능성 자체가 사실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보안 점검을 위한 질문이더라도, 그 질문이 당사자와 대중에게 전달되는 방식의 효과는 동일하지 않다는 점이 이번 논쟁에서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 제도는 준비됐나
‘책갈피 달러’ 발언은 공항 보안과 외화 반출 관리, 기관 간 책임 분담이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돼 있는지를 다시 묻게 만들었습니다.
공항 당국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맞고 틀렸는지를 가르는 공방이 아니라, 드러난 구조적 빈틈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점검”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모습입니다.
정치권과 항공 당국 안팎에서는 “그 답이 제시되기 전까지 이번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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