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00억 넘게 써도 못 막아”…‘5분의1 가격’ 중국산에 잠식 3D프린터
3D프린팅 지원사업 했지만
수입산 절반 여전히 중국산
지원예산도 3분의 1 토막나

이광민 캐리마 부사장은 이날 캐리마가 개발한 3D 프린터 ‘X1’을 보여주며 “드론, 자동차 등 모빌리티 분야 부품을 빠르게 제조할 수 있어 10명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병극 대표는 “중국산 제품들이 범람하고 있는 통에 우리 회사가 기를 못 펴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최근 중국산 제품이 활개를 치면서 캐리마의 연매출도 30억원선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3D 프린팅 산업은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제대로 육성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제품들이 가격과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월등한데다, 정부의 지원 사업마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3D 프린팅 산업 시장 규모는 293억달러로 추산된다. 2034년에는 134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D프린터 수입액은 지난 2020년 3362만 달러에서 올해(9월까지) 4397만 달러로 늘었다. 특히 중국산의 경우, 2020년 1023만 달러에서 올해 2023만 달러로 두 배 늘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수입산의 절반이 중국산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제품이 가격이나 품질 측면에서 국내 제품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품의 평균 가격은 1000만원에 육박하는 반면, 중국 제품은 20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게다가 중국은 정부 주도로 예산을 지원해 품질 측면에서도 우수하며, 일단 3D 프린터가 개발되면 정부가 대량으로 구매해 기업이나 기관에게 공급하기 때문에 산업 발전에 더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즉, 기술 개발과 투자가 정부 주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 절감은 물론 품질 강화까지 수월해 국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3D 프린팅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오긴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2월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3D 프린팅 산업 진흥을 위한 1차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첨단 부품 양산 및 상용화를 위한 신공정과 소재 개발, 대형 부품 생산 지원 설계 플랫폼 구축, 산업 현장 실증 및 제품화 지원, AI 기술 접목 등 내용으로 지원을 했다.
하지만 문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예산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2025년 장비연계형 3D 프린팅 소재 기술 개발 사업, 제조혁신 3D 프린팅 기술 개발 사업 등 6가지의 지원사업에 국내 30여 업체가 참여했다. 하지만 2019년 149억원이었던 예산은 올해 5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6년간 지원된 정부 예산은 총 744억원으로 1년에 평균 12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중국산이 차지하는 위상은 더 공고해졌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싼 유지비도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 3D프린터의 경우 가격의 20%의 유지비를 매년 해당 3D 프린터 제조사에 지불해야 한다. 고장이 났을 경우 수리비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3D 프린터를 들여놓고도 제대로 가동을 하지 않고 그냥 세워두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며 “한국은 3D 프린팅 산업이 고사 직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병극 대표는 “3D 프린팅 산업은 제조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데다 AI 산업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미래 산업”이라며 “3D 프린터로 하드웨어를 제조하고, 그 안에 AI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AI 산업을 부흥을 위해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하는데, AI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3D 프린팅 산업 육성 예산뿐 아니라 유지비에 있어서도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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