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노트 쓰다 연구 못할라...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한 이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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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윗의 캐치프레이즈는 처음부터 '따로 쓰지 마세요'였습니다. 기존에 쓰던 자료를 올리기만 하면 연구노트가 되는 세상,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효율적인 R&D(연구개발) 환경입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노트 지침은 연구 데이터 관리의 핵심을 '객관적 사실 기록'과 '위변조 방지'로 규정한다. 연구 결과뿐 아니라 과정까지 투명하게 증명해야 자산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R&D 현장에서는 데이터가 생성된 정확한 '시간의 기록'과, 이후 수정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무결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연구원이 수기로 기록해 본인의 자료를 찾는데도 한참 걸렸고, 졸업생이 연구실을 떠나면 데이터가 소실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다수의 연구원이 수기로 연구기록을 작성한 뒤 이를 다시 전자툴에 옮겨 연구노트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낭비되는 것도 문제였다.
김 대표는 이 아이디어로 카이스트 창업경진대회에서 연구노트 솔루션을 제안해 1등을 차지했고, 투자사 제안을 받아 김하림 CSO(최고전략책임자) 등 공동창업자와 함께 법인을 설립하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구노의 가장 큰 강점은 호환성이다. 노션, 한글, 파워포인트, 엑셀 등 연구원들이 이미 익숙하게 사용하는 툴에서 작성한 원데이터(raw data)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연동을 통해 가져와 변환하고, 블록체인 기반 시점 인증과 전자서명을 입혀 법적 효력을 갖춘 연구노트로 만들어준다.
김 대표는 "우리는 '연구계의 구글 드라이브'를 지향한다"며 "복잡한 기능 대신 드래그 앤드 드롭만으로 관리가 끝나는 직관적인 UI(사용자환경)가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초기에는 기존 파일을 그대로 올리기만 해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반전의 계기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인증이었다. 구노의 프로세스가 연구노트 법령에 부합한다는 공식 인증을 받으면서 고객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누가 언제 연구했는가'를 증명하는 공증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AX(AI 전환)를 통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연구기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보안 우려에 대한 대응도 강화했다. 연구자료 외부 유출을 걱정해 솔루션 도입을 주저하는 기관을 위해, 데이터가 외부로 이동할 때 열람 권한·기간·접속 위치 등을 제어하고 추적할 수 있는 '데이터룸' 기능을 제공한다. 보안 요구 수준이 높은 연구원 50명 이상의 대규모 기관에는 자체 서버를 활용하는 구축형(On-premise) 서비스를 제안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연구노트 관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레드윗의 성장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구독형 모델의 갱신률은 70%에 이르며, 올해에만 5개 기관의 대형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약 16억원으로, 팁스(TIPS)에 이어 포스트팁스·딥테크 팁스 등 후속 지원 사업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 20억원 달성과 함께 BEP(손익분기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는 보육 프로그램도 기여하고 있다. 레드윗은 서울특별시와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가 운영하는 '캠퍼스타운 기업성장센터'의 지원을 통해 서울 거점 오피스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과 영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레드윗은 국내 기반을 강화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진출을 염두에 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R&D 시장 규모가 4배 이상 크지만 여전히 수기 기록과 도장 문화가 강해 디지털 전환(DX) 수요가 높다는 점이 배경이다. 김 대표는 "내후년 본격적인 일본 진출을 목표로 UI 현지화와 서비스 번역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레드윗은 기업의 R&D 데이터를 단순 기록물이 아닌 가치 있는 무형 자산으로 인정받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R&D 관리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레드윗은 연구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결과물이 기업의 확실한 자산으로 평가받도록 돕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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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현 기자 j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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