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사람들' 공효진, "19금 코미디 주연? 하정우·김동욱·이하늬 함께라면 확신 있었죠"[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5. 12.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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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연출 ‘윗집 사람들’서 대학 미술강사 정아 역
배우 공효진 ⓒ바이포엠 스튜디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드라마 '눈사람', '파스타', '최고의 사랑', '괜찮아, 사랑이야', '질투의 화신', '동백꽃 필 무렵' 등 수많은 로코 대표작을 내놓으며 명실상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자타 공인 20여년의 세월을 지나온 공효진은 유독 영화 출연작에서 다양한 도전을 거듭해 왔다. 대표작 '가족의 탄생',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미쓰 홍당무'와 '러브픽션', '고령화 가족', '싱글라이더', '미씽: 사라진 여자', '뺑반' 그리고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윗집 사람들'까지 매작품 연출자의 개성이 강렬하고 일반적인 드라마나 장르물에서 본 적 없는 범상치 않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활동 범위를 확장해왔다.

특히 영화 '러브픽션'(전계수 감독)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처음 호흡을 이룬 후 14일동안 영화 '577 프로젝트'를 위해 국토 순례를 함께 하는 등 특별한 인연을 이뤘던 감독 겸 배우 하정우가 연출을 맡은 '윗집 사람들'에서는 사랑스러운 매력에 도전성도 더 짙어진 독보적 매력이 넘치는 미술강사 정아 역을 맡아 겨울 관객을 찾아왔다.

배우 공효진 ⓒ바이포엠 스튜디오

영화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윗집에서 들려오는 활기찬 소리에 지친 아랫집 부부(공효진, 김동욱)가 결국 위층 부부(이하늬, 하정우)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되면서 두 부부 사이에 벌어지는 예측 불허의 스토리를 그렸다. 공효진은 극중 영화감독인 남편 현수(김동욱)와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미술대학 강사 정아 역을 맡았다. 정아는 남편 현수와의 메마른 일상에 지쳐갈 때쯤 윗집 부부의 강렬한 소음으로 자신의 욕망을 깨닫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윗집 사람들'의 주연을 맡은 공효진을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하정우 오빠가 감독 작품을 할 때 꼭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또 제작사의 김영훈 대표님이나 강명찬 대표님도 '577프로젝트'나 '싱글라이더'를 함께 했던 분들이기에 정말 이분들이 함께 한다니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하정우 감독님께 '이번에 제가 얼마나 잘 도와드릴 수 있는지 보여드리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죠. 사실 하정우 감독님은 본인의 시나리오보다 더 많이 웃기고 재미있는 분이에요. 저와 웃음 코드도 잘 맞죠. 그동안 하 감독님 작품 중 여자가 화자가 된 작품이 없었는데 제가 정아 역을 맡아 여성 심리에 대해 다양한 의견 개진을 하기도 했어요."

배우 공효진 ⓒ바이포엠 스튜디오

정아가 윗집 부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면서 전혀 다른 성향의 윗집 부부와 아랫집 부부의 만남이 이뤄지게 되고 2시간여 러닝타임 동안 네 명의 남녀가 펼치는 기막힌 19禁 대화와 포복절도할 코믹한 상황들이 중첩되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성적 대화가 난무하는 19禁 코믹극으로 많이 홍보됐지만 영화의 엔딩에는 부부 관계, 혹은 남녀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인간 본연의 욕망과 이상, 갈등, 위선, 고독 등을 다양하게 고찰하며 웰메이드 드라마로 마무리된다.

정아와 현수가 섹스리스에 대화도 메신저로 할 정도로 서로에게 소원해진 부부라면 윗집 수경과 김선생은 밤마다 각종 소음을 내며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성생활을 활발히 즐기는 정반대의 부부다. 남편 현수는 윗집의 층간소음에 불편함을 토로하지만 정아는 이들 부부의 관계에 부러움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함께 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윗집 부부에게 당황스러운 제안을 받지만 이들의 제안을 단칼에 내치지 않고 호기심을 내비친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충격도 받았죠. '어떻게 이럴 수가?' 하는 감정부터 '이런 것이 정말 가능한가요?', '이런 모임이 정말 있어요?' 등 다양한 것들을 하 감독님께 물어봤어요. 관객분들이 느끼시기에 비현실적이거나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최대한 없으시도록 만드는 사람들도 늘 개연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심사숙고하거든요. 실제 하 감독님과 제작진이 영화속 상황들에 대한 다양한 사전 취재 및 조사를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특히 김동욱 배우와 저는 10년이상 함께 산 현실적 부부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일상 대화조차 하지 않게 된 정아와 현수 부부가 윗집 부부의 다양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또 당혹스러운 제안도 받고 하면서 나중에는 마치 우리 두 사람의 관계를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테라피를 받고난 느낌을 드리고 싶었어요."

배우 공효진 ⓒ바이포엠 스튜디오

영화에서는 대화조차 없는 섹스리스 부부이지만 현실에서 공효진은 지난 2022년 10세 연하 싱어송라이터 케빈 오와 결혼해 달달한 신혼생활 3년차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12월 입대했던 케빈 오가 지난 6월 제대해 알콩달콩한 신혼 재미가 한창이다.

"신혼을 얼마 못지내고 케빈이 군대에 갔죠. 입대하고 나서 너무 슬퍼서 헤어질 때마다 울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롱디 커플처럼 지내다보니 이렇게 지내는 것도 꽤 괜찮다는 생각도 들어요. 또 케빈은 배우가 아니다 보니 제 멜로 장면 같은 것에 조금 반응을 보이는 편이에요. '기분이 이상해'라고 표현하죠. 제가 '익숙해져야돼'라고 대답했어요. 아직 그런 부분에 질투가 난다면 제가 감사하죠. 영화속 상황과 제 실제 현실은 많이 다른 모습이에요."

극에 진한 키스신 한번 등장하지 않지만 '윗집 사람들'은 수위 높은 성적 대사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국내 작품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웠던 독한 수위의 말맛 코미디극이지만 공효진은 작품의 진정성과 제작 의도가 관객들에게 충분히 잘 전달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 한편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를 했어요. 사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호기심 가는 이야기들이 저희 영화에 담겨 있잖아요. 아마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절대 들어본 적 없는 솔깃할 만한 소재였어요. 그리고 하정우, 김동욱, 이하늬와 함께 라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요. 이제 한국 영화에서 이런 소재를 다룰만한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저희 출연 배우들도 이런 이야기를 나눠볼 법한 연차도 됐고요. 사랑이 알콩달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맵고 짜고 시고 쓴 구석도 있을 수 있다는 걸 말하는 작품이에요. 부부 혹은 가족, 연인 관계에 대한 성찰도 담겨 있으니 이만하면 금상첨화 아닌가요?"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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