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뒤 尹 “잡으라고 했잖아”…법정선 ‘부정선거 수사론’ [피고인 윤석열㉞]

"피고인으로 칭하겠습니다." (1차 공판기일, 검찰 공소사실 발표)
검찰총장, 그리고 대통령까지 지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들었던 말입니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대통령에서 파면되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을 따라가 봅니다.
지난 4일,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부정선거 수사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며 "군이 선관위 가서 뭘 한다는 게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발언한 데 이어, 재차 계엄군의 선관위 수사 시도 자체를 부정한 겁니다.

■ 윤석열 "부정선거, 몇십 명 잡아 와서 푸닥거리 수사 불가능"
윤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지금 선관위 수사 이야기가 방첩사가 했다느니, 정보사가 했다느니 말이 나오는 데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수사 계획 자체가 없는, 이런 수사란 건 존재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부정선거 조사하려면 선거 시스템 알아야 하고 서버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아야 한다", "데이터베이스를 포렌식 해서 가져오면 자료 자체도 많은데, 이를 분류해서 검토 기간도 상당히 걸린다" 등의 설명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그거 토대로 소환조사가 필요한 경우 체포나 구속영장 치려고 하면 과정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린다"며 "근데 이거 무슨 뭐 몇십 명을 한꺼번에 잡아 와서 푸닥거리하는 식으로 해서 수사한다는 거 자체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롯데리아 사전 모의' 노상원 "귀찮아서 증언 거부"…'경고'한 지귀연 부장판사
롯데리아에서 비상계엄 사전 모의를 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재판에 나와선 "귀찮다"는 말을 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제2수사단' 구성을 위해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요원의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근거로, 2023년 10월 군 장성 인사 무렵부터 본격적인 계엄 준비를 진행한 걸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 전 사령관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에서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특검 측 질문에 대부분 제대로 답하지 않았습니다.
거듭 노 전 사령관은 "하고 싶은 말은 있는데 증언을 거부하겠다" "질문을 쭉 보면 취지가 있어 보이는데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대꾸했습니다.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증언 거부는 본인이나 가족이 형사처벌 받을 수 있을 때만 거부하는 것이고 말씀하기 싫어서 그러는 건 안 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그런 취지로 거부한 거 아니고, 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거부하는 것이 맞다. 하기 싫어서 그런 취지는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에서 부정선거에 대한 교육을 했냐는 특검 측 질문에 "아이가 좋지 않은 일이 있어서 못 했다"며, "나머지는 귀찮으니까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롯데리아' 노상원 "플리바게닝 제안했다" …특검 "법 개정 이후 제안 "
노 전 사령관은 내란 특검팀이 수사 과정에서 '플리바게닝' 시도 등 회유를 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에서 공방이 일었습니다.
플리바게닝이란 수사와 재판 조력자에 한해 형량을 감면해 주는 제도입니다. 군 관계자나 공무원들의 '내부 고발'에 가까운 진술을 받아야 하는 내란 특검팀의 수사 특성을 고려해, 지난 9월 26일부터 시행된 법 조항입니다.
내란특검법 제25조는 '해당 사건에 관한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주요 진술 또는 증언이나 그 밖의 자료 제출 행위에 대해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노 전 사령관은 같은 날 재판에서 "플리바게닝 법이 나오기 전에도 특검 측의 제안이 있었다"며 "누구누구도 어떻게 했는데… 정확한 용어는 생각 안 나는데 넘어갔다고 했나, 하여간 다 굴복했다 이런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강요는 안 했다. 욕을 하거나 두드려 패거나 밥을 안 주고 굶긴다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라며 "플리바게닝 전에 라포라고 하나? 라포? 이런 이상한 용어를 썼다"고 덧붙였습니다.
특검 측 제안에 굴복한 사람이 누구냐는 변호인단의 질문에, 노 전 사령관은 "나도 말하고 싶은데 내가 말하면 제 재판에 칼이 들어온다"며 "제가 여기서 얘기하면 제 재판에 영향 심각하게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관련 특검법이 시행되기 전에 특검 측이 노 전 사령관에게 진술을 회유한 것은 불법 수사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특검 측은 "너무 심한 거 같다"며 "이 사건과 무관한 질문을 멈춰달라"고 재판부를 향해 제지해 주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변호인단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의 수사 절차가 불법이라고 재차 주장했습니다.
■ 방첩사 장교 "尹, 계엄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 말해"
이번 주 재판에선, 윤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계엄을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고 말했다"는 방첩사 장교의 추가 증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속행 공판에는 비상계엄 당시 합동참모본부에서 군사 사항과 관련된 일을 한 A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4일 새벽 1시 17분쯤 합참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박안수 당시 계엄사령관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A 씨는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그건 핑계다,그러게 잡으라고 했잖아요"라며 "다시 걸면 된다"고 말한 걸 봤다고 밝혔습니다. 뒤이어 "다시 걸면 된다는 말은 정확히 들은 건 아니지만 '두 번 세 번 하면 된다'는 말은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당시 들은 대화를 방첩사 실무진의 비화폰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결심지원실에 머무른 30초 정도 동안에 내부 내용을 비화폰으로 송신할 수 있냐"고 물으며 "스톱워치를 갖고 해보겠다"고 시연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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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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