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잡았다”던 윤영호, 법정에선 “그런 말 한 적 없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2.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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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말이 법정에서 달라졌습니다.

녹취와 수사 기록에서는 정치권과의 관계를 자신 있게 언급했지만, 정작 증인석에 서자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며 발언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주최 '한반도 평화 써밋' 준비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정치권 접촉을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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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는 남았지만 진술은 달라져
정치 로비 의혹, 초점이 이동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말이 법정에서 달라졌습니다.

녹취와 수사 기록에서는 정치권과의 관계를 자신 있게 언급했지만, 정작 증인석에 서자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며 발언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정치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이 스스로 자신의 말을 부정하는 장면이 공개 재판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사건의 초점은 이제 접촉 여부를 넘어, 진술의 신뢰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야권은 확실히 잡고 있다”… 녹취에 남은 과시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전날(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2022년 1월,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 고위 관계자와 통화하며 남긴 녹취에는 정치권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발언이 반복됩니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국민의힘 인사들을 언급하며 “권성동 정도가 아니라 기획, 플래너까지 접촉했다”고 말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야권은 김건희 씨나 밑이 아니라 권성동, 권영세, 이철규 의원 등도 있다”는 발언은 인맥 소개 수준을 넘어 접촉 범위를 강조한 취지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을 자신이 관리 가능한 네트워크로 인식하고 있다는 뉘앙스가 분명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보험을 들어놔야 한다”, “여든 야든 나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 역시 같은 흐름에 놓여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름이 언급된 일부 인사 가운데에는 금품수수와 무관하게 정치적 접촉이나 행사 관련 언급에 그친 경우도 포함돼 있으며, 특검 역시 나경원 의원과 정동영 장관에 대해서는 금품 제공 진술이나 혐의가 없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행사 설명을 넘은 권력 접근 발언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주최 ‘한반도 평화 써밋’ 준비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정치권 접촉을 언급했습니다.

“대통령을 1시간 독대했다”, “정부 쪽 관계자를 곧 만난다”는 발언 등으로 정부와의 친분을 과시한 정황도 녹취에 담겼습니다.

대선이 임박한 2022년 2월 말에는 김건희 여사를 거론하며 “건진법사가 다이렉트로 된다면 회장님과 김건희 사모를 한 번 만나는 걸로 하자”고 제안하는 말도 나옵니다.

종교 행사, 대선 국면, 비선 접촉이 한 흐름 안에서 연결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이 같은 발언들은 이후 제기된 정치권 로비 의혹의 출발점으로 작용해 왔습니다.


■ 증인석에선 “그런 진술 한 적 없다”

12일 열린 재판에서 윤영호 전 본부장은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쪽을 접촉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민주당 인사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게 돈을 준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세간에 회자되는 진술은 내 의도와 전혀 다르다”, “나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은, 특검팀이 일부 정치인에 대해 금품수수 관련 진술이 있었다고 설명한 기존 브리핑과 맞물리며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 “기억이 왜곡됐을 수도 있다”… 번복 배경

윤 전 본부장은 진술이 달라진 이유로 조사 당시의 분위기를 언급했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도 기억하는 것처럼 말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조서에는 담기지 않은 맥락과 행간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억의 한계와 조사 환경을 이유로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법정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 상당 부분을 부인하는 방향으로 증언이 이동한 모습입니다.

윤 전 본부장은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을 구형받았고, 내년 1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 이름 언급과 혐의는 달라

법정에서 증언은 달라질 수 있지만, 이미 공개된 통화 내용과 특검의 공식 설명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특검은 정치인 이름이 진술 과정에서 언급됐다는 사실과, 곧바로 금품수수 혐의가 성립하는지는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이 실제로 어디까지 정치권에 접근했는지, 그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 그리고 왜 지금 이 시점에 기존 발언을 부정하고 있는지는 결국 재판을 통해 가려지게 됩니다.
정치권 로비 의혹은 이제 접촉 여부를 넘어, 진술의 신뢰성과 그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문제까지 함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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