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덕 변호사의 시사법률] 승소율

최미화 기자 2025. 12. 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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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초대형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엄청난 양의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고 하니, 사실상 대한민국 성인 거의 전부의 정보가 새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안타까운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우연히 다시 접한 승소율이라는 단어를 보고 한 번 잡생각을 늘어놓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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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승소도 승소율 계산에 포함되고
형사소송 제도에는 승패소 개념 없어
승소율 내세운 광고는 사기광고이다
권용덕 로앤컨설팅 대표변호사

한 초대형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엄청난 양의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났다.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고 하니, 사실상 대한민국 성인 거의 전부의 정보가 새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일이 터지자마자 개인정보 유출로 입은 피해를 배상받자는 집단소송 원고단 모집 글들이 인터넷에 넘쳐나기 시작했다. 마치 평범한 개인들이 순수한 목적으로 개설한 피해자 모임들 같지만, 사실상 그중 많은 수가 변호사들을 끼고 하는 광고 목적 모임들이리라. 그리고 해당 모임들 커뮤니티에 게시된 인터넷 광고 글들에는 '승소율'을 기준으로 변호사를 골라야 한다고 소리높여 외치는 것들이 꽤 포함되어 있었다. 광고야 자유일 것 같지만, 여기서 승소율이라는 단어가 문제가 된다.

승소율은 이긴 확률이란 뜻이다. 그런데 아는가. 승소율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변호사 광고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변호사법 제23조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공포하는 규칙에 지정된 방식의 변호사 광고는 엄격히 금지한다고 정하였고, 대한변호사협회 광고 규칙 제4조는 '승소율' 단어의 사용을 금지하였다. 취지는 "사건에 대한 부당한 기대를 가지도록 하는 내용의 광고"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쉽게 말하면 '의뢰인을 속이는 광고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 승소율이라는 단어가 왜 의뢰인을 속이게 될 수 있는지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들이 있는데, 문단을 바꿔 써보도록 하자.

얼핏 생각하면 승소율이라는 '정확한 수치 데이터'로 광고를 하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 할 수도 있겠으나, 승소율의 계산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민사소송상 승소에는 전부 승소와 일부 승소가 있다. 100억 원을 달라고 청구했다가 천 원만 받아 가라고 판결이 나도 그것은 일부 승소가 되고, 이 일부 승소는 승소에 포함된다(100억 원 청구 사건에서 천 원짜리 판결이 나더라도 법원 전산에는 일부승소로 명확히 기재된다). 그런데, 100억 원 청구 사건에서 천 원짜리 판결을 받으면, 의뢰인은 그것을 승소라고 생각할까? 그러나 승소 사건에는 포함되는 것이니, 승소율 계산에도 포함되게 된다. 이쯤 되면 느낌이 올 것이다. 승소율로 광고하면 사실상 사기 광고가 되기 십상이겠구나.

형사소송에서도 마찬가지다. 검사와 피고인이 사실상 민사소송의 형태로 다투고 따라서 민사합의와 유사한 형량합의(플리바게닝)도 가능한 영미법 체계 국가들과는 달리, 대륙법계 체계를 갖고 있는 대한민국 형사소송 제도에는 아예 승패소 개념이 없다. 따라서 승소율이라는 것 자체를 계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당연히 형사소송과 관련한 승소율 광고도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것을 허용해 주면 역시 사기 광고가 넘쳐나기 십상이므로 금지해 놓은 것이리라.

안타까운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우연히 다시 접한 승소율이라는 단어를 보고 한 번 잡생각을 늘어놓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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