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오렌지 걸에서 엄마 골퍼로 돌아온 최운정. "가족 응원은 가장 큰 힘"

김종석 기자 2025. 12. 13.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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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산 육아 2년 휴가 마치고 LPGA투어 본격 컴백
- 당분간 골프 선수 일과에 집중, 체력 쇼트 게임 보강
- 모범선수상, 끈기와 성실의 대명사, K푸드 전도
- 볼빅과 함께한 15년, 변함없는 동행
출산, 육아에 따른 2년 공백을 딛고 내년 시즌 LPGA투어에 본격 복귀하는 '엄마 골퍼' 최운정.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동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최운정 제공

"남편의 배려와 응원이 복귀의 큰 원동력이기에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에게는 자랑스러운 엄마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자신을 지켜보는 가족을 생각하면 고된 훈련도 힘든 줄 모른다고 합니다. 출산과 육아를 하느라 2년 동안 떠나 있던 미국 여자프로골프 투어에 복귀하는 '엄마 골퍼' 최운정(35·볼빅)입니다.

  최운정은 '오렌지 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습니다. 메인스폰서 볼빅의 컬러볼을 주로 사용하면서 붙은 겁니다. 2015년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한 그는 2021년 12월 12일 4년 연상의 판사와 결혼한 뒤 2023년 8월 에비앙 챔피언십을 끝으로 LPGA에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지난해 3월 아들을 낳아 육아에 전념하다가 2026시즌 본격적으로 풀 타임 출전하게 됩니다.

  현재 미국 집이 있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동계 훈련에 집중하고 있는 최운정은 "투어를 떠나 있었던 2년이라는 시간이 꿈같이 빨리 흐른 것 같다. 요즘은 그저 과거에 십수 년 동안 해왔듯이 설레는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최운정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21개월 된 아들 차시헌 군. 최운정 제공

어른들은 흔히 엄마 아빠가 돼봐야 비로소 철이 든다고 말합니다. 최운정도 그랬을까요. 내년 3월이면 두 돌이 되는 아들(차시헌 군)을 키우면서 자신도 성장한 것 같다고 합니다. "육아하면서 아이에게 '괜찮아, 잘하고 있어'와 같은 격려나 위로 아니면 칭찬만 자주 하게 돼요. 그러면서 선수 생활할 때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기만 했던 저 자신에게도 너그러워진 점이 아이를 통한 변화인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결혼과 출산 후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이 많습니다. 집안일과 직장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엄마 골퍼'의 길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최운정은 "프로 생활과 육아의 균형을 맞추는 건 어려운 것 같다. 투어 복귀를 확정하고서는 거의 운동선수 스케줄로 생활하고 있어서 남편이 육아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 준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는 또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엄마로서 육아시간은 많이 줄 것 같다. 남편과 양가 부모님께 좀 의지하면서 투어 생활에 전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LPGA투어의 탄탄한 엄마 골퍼 지원 정책도 큰 힘이 됩니다. 출산 직후 2년 시드 보장을 해주는 제도가 없었다면 최운정은 선수 생활을 접었을지 모릅니다. 최운정은 "대회장에 아이를 데려가도 경기 일정에 지장 없을 정도로 아이를 돌봐주는 걸로 알고 있다. LPGA의 엄마 골퍼에 대한 정책이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엄마 골퍼들이 늘어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KLPGA투어에서 뛰는 엄마 골퍼 박주영. 채널에이 자료

현재 미국 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가운데 엄마 골퍼는 최운정이 유일합니다. 과거에는 한희원, 박희영 등이 엄마 골퍼로 뛰기도 했습니다. 박인비는 두 딸을 낳은 뒤 장기 육아휴직 상태입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안선주와 박주영이 엄마 골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주영은 2023년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데뷔 14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는데 당시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내년이면 최운정도 만 36세가 됩니다. 운동선수로, 특히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아시아 일부를 돌아야 하는 투어 프로골퍼로서 이런저런 핸디캡을 극복하며 20대 초반의 선수들과도 경쟁해야 합니다. 그래도 최운정은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어린 친구들이 많아졌지만, 그보다는 1년 투어 기간이 짧지 않기에 체력 관리에 고민하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는 쇼트 게임 위주로 연습하고 있다."

  최운정은 경찰 출신으로 자기 캐디를 맡았던 아버지와 언니의 투어 뒷바라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함께 머무는 남편과 아들은 곧 한국으로 돌아간 뒤 휴가 때 잠시 재회할 계획입니다. 

2012년부터 볼빅과 인연을 맺은 최운정. 볼빅 제공

최운정은 오랜 세월 인연을 맺은 볼빅의 후원에도 고마움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2년 이상의 공백을 딛고 선수로서 복귀하는 데 볼빅이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줬어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최운정은 2012년부터 볼빅과 후원 계약을 한 뒤 15년 가까이 지원받고 있습니다. 볼빅 관계자는 "최운정 선수는 볼빅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선수다. 특유의 승부 근성으로 성공적인 엄마 골퍼 복귀를 확신한다"라면서 "그동안 미국과 글로벌 무대에서 볼빅 브랜드의 위상을 한층 높여준 최운정 선수가 내년에도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했습니다. 

  최운정은 현역 시절 끈기와 성실의 상징이었습니다. LPGA투어 첫 우승은 157번째 도전 만에 나온 값진 성과였습니다. 2013년 LPGA투어 31개 대회를 모두 출전했으며 이듬해에도 32개 대회에서 한 경기만 빠져 현지에서 개근상이 있다면 그 주인공은 최운정이라고 소개할 정도였습니다. 

모범적인 선수 생활과 따뜻한 마음 씀씀이로 동료에게 인기가 많은 최운정. 채널에이 자료

2014년 한국 선수 최초로 선수들이 뽑은 모범상인 '윌리엄 앤 마우시 포웰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LPGA투어 대회가 열릴 때마다 외국 선수를 초대해 갈비, 잡채 등 한식을 대접해 한국 문화를 알린 K푸드의 전도사였습니다.

 최운정은 이제 '엄마 골퍼'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또 한 번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가족의 사랑과 응원을 품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다시 클럽을 쥐었습니다. 그녀의 복귀는 단순한 재도전이 아니라, 더 깊어진 삶의 무게와 사랑을 안고 나아가는 새 출발입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스포츠파트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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