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북미사업 급확장...서정진 차남 서준석 존재감 커지나

셀트리온이 미국 일라이 릴리 공장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더불어 셀트리온이 캐나다를 비롯한 북미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면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38) 수석부회장의 존재감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서 부회장은 향후 북미 지역 사업 성과에 따라 위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USA에 7824억원(5억3210만달러)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있는 일라이 릴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일라이 릴리 공장 인수를 공식화했다. 인수 금액은 4600억원이나 초기 운영 비용을 포함해 7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단행된다. 이후 놀고 있는 땅에 생산시설을 새로 증설할 경우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브랜치버그 공장은 4만5000평 땅에 생산시설, 물류창고, 기술지원동, 운영동 등 4개 건물이 갖추고 있고, 유휴부지를 1만1000평 가량 보유하고 있다.
공장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인 셀트리온USA다. 공장 관리 문제나 현지 업무 효율성 등을 고려해 셀트리온이 아닌 셀트리온USA로 정했다. 당초 셀트리온USA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미국법인이었는데, 2023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하면서 셀트리온 소속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셀트리온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서준석 부회장이다. 서 부회장은 셀트리온USA 대표(미국법인장)를 맡아오다 최근 김본중 전무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셀트리온에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를 총괄하는 북미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의 미국 내 활동 반경이 넓어질수록 서 부회장의 존재감도 커지게 된다. 인수와 함께 추가 증설까지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CDMO 사업 매출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그의 앞에 놓여 있다.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점유율도 서둘러 높여야 한다. 유럽 다음으로 높은 매출처인 북미 시장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서 부회장은 2017년 셀트리온에 입사한 후 2021년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옮겨가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합병 과정에서 다시 셀트리온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형인 서진석(40) 셀트리온 대표는 2014년 셀트리온연구소로 입사해 2018년 수석부사장을 맡았다. 이어 2021년 이사회 의장에 이름을 올렸고 2023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서 회장의 경영 후계자로는 장남인 서진석 대표가 꼽힌다. 서 부회장이 셀트리온 내 미등기임원인 것과 달리 서 대표는 상근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다만, 서 대표가 가진 셀트리온 주식은 3254주로 미미하다. 서 부회장은 보유 주식이 없다.
DB증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 1조4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6290억원) 대비 66.1% 성장했다. 상승률만 보면 유럽(56.9%)과 기타시장(45.1%)보다 높다. 올해 3분기 누적 북미 시장 매출은 8150억원으로 성장, 이미 전년도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은 미국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미국 보험사·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처방집에 제품을 등재시키며 빠르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PBM은 의약품 환급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지니고 있어 시장 확장을 위해선 등재가 필수적이다. 회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앱토즈마를 비롯해 관절염치료제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 골질환 치료제 '스토보클로·오센벨트'(성분명: 데노수맙) 등을 등재시켰다.
다만, 그토록 자신했던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명)의 매출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 매출을 높게 잡았다가, 크게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서 회장이 올해 전망치를 3500억원으로 내놨지만 증권가는 1000억원대 수준을 예고한다. 메리츠증권은 973억원, DB증권은 999억원 등이다. 지난해 짐펜트라 매출은 370억원 수준이다.
박병탁 기자 (pp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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