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빌런은 5%...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직장에선 '말 한마디'가 참으로 어렵다. 가벼운 농담 삼아 얘기한 것도 한 두 다리 거쳐가면 이상하게 왜곡되는 게 한 두번도 아니고, 하지도 않은 말이 나돌아 다니는 것 또한 적지 않고, 굳이 뭐 그런 거까지 설명해야 하나 싶어 내버려두면 자가발전해서 커지는 이야기들도 많다. 그렇다 해서 입을 닫으면 또 입을 닫았다고 법석들이다. 최소한 어느 정도의 이해를 전제한 가족, 친척, 친구들과는 다른 세계다.
직장에서의 화술, 처세술을 다룬 책들이 쏟아지는 이유이자, 미국의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샘 혼이 주목받는 것도 이 지점이다. 혼은 이미 10여년 전 '적으로 만들지 않는 대화법'이란 책으로 전세계 뿐 아니라 한국 독자들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그 혼이 새롭게 내놓은 책이 '말하지 않으면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이다. 앞선 책 '적으로 만들지 않는 대화법'은 되도록 상대와 다투지 않는 법을 다뤘다면, 이번 책 '말하지 않으면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는 다툴 일은 다투되 어떻게 해야 잘 다툴 것이냐에 초점을 맞췄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한 책 중에 가장 현실감 있는 사례를 들어 자세한 해설을 해준다는 평을 받은 덕에 출간 이후 3만 부 넘게 판매됐다.

'명확하게 하기' 그게 대화의 출발점
혼은 일단 자기 목소리를 정확히 내기 위해서는 두가지 대전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나, 주장하기(assert)는 싸움이 아닌 자기보호다.
갈등 상황에서 사람은 대개 네 가지 반응을 보인다. 회피(Avoid), 순응(Accommodate), 분노(Anger), 주장(Assert). 이 네 가지 중 자신의 반응이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회피와 순응에 주력하는 건 나쁘다. 혼은 "침묵은 안전해 보이지만 실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분노 또한 문제다. 회피가 나를 지키지 못한다면, 분노는 상대를 무너뜨린다. 자기 목소리를 내서 주장한다는 건 그 중간쯤에 위치해야 한다. 내 의견을 밝히는 건 '상대에 대한 공격'보다는 '자기 보호'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 맞서기(Confront)가 아니라 명확히 하기(Clarify)다.
인간관계 갈등의 많은 부분은 ‘충돌’보다 ‘오해’에서 생긴다. 그렇기에 내가 지금 이렇게 말하려는 건 상대와 맞부딪히는 충돌을 원하는 게 아니라 오해의 지점이 어디인지 선명하게 밝혀두고 싶다는 신호를 명확하게 보내는 게 좋다.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분위기의 조직에선 작은 의견 표명 하나를 두고도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그럴 때일수록 "지금 나는 명확한 정리를 통해 우리 관계를 보호하고 더 큰 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점을 확고히 해두는 게 좋다.
5%에 달하는 사내 빌런을 알아보는 방법
이 대원칙 아래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더라도 가장 까다로운 대목이 있다. 어느 회사에나 있다는 '빌런들'의 존재다. 사람들을 이간질하고, 공을 가로채고, 늘 피해자 약자인 척 하는 소시오패스 같은 이들. 양심이라곤 찾아 볼 수 없이 대수롭지 않게 남을 괴롭히는 기이한 사람들. 혼은 어디엘 가나 그런 사람들이 5% 정도는 존재한다고 본다. 보통의 정상적인 95% 사람들과 5%의 빌런들 간 차이점은 이렇다.

일단 95%의 보통 직장인들은 가끔 까다롭고, 잘못된 걸 보면 고치려 든다. 함께 할 일이 있으면 협력해서 해결하려 들고 규칙과 양심에 따른다. 뭔가 잘못됐을 때는 쉽게 인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질 뿐 아니라 자기 반성이 뒤따른다.
하지만 직장 내 5%의 빌런들은 다르다. 그들은 일부러 상대에게 까다롭게 군다. 그리고 뭔가 당신이 잘못한 것처럼 만든다. 당신을 통제하고 싶어하고 일반적인 규칙 보다는 자신만의 규칙을 내내세우고 강제한다. 뭔가 일이 터지면 다른 사람 탓을 하고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는 고칠 생각을 전혀 내비치지 않는다.
이제 내 앞에 있는 부장님이, 동료가, 부하직원이 뭔가 좀 달라 보이는가. 혹시 저 사람이, 하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면 한 걸음 더 내디뎌서 그들이 직장 내 5%의 빌런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보자.
혼이 제시하는 5% 빌런 측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이제 점수판을 꺼내 채점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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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성 선임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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