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 흐름은 ‘마운드’…KIA는 유격수 공백과 마주했다
-리그는 투수 쏠림, KIA는 내야 검토…전력 구조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
-20만 달러의 선택…즉시전력 내야냐, 마운드 안정화 카드냐
-내야 공백·불펜 부담, 두 과제 사이에서 KIA의 판단은 어디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아시아쿼터 활용 방향이 내야수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박찬호의 이탈로 생긴 유격수 공백이 내년 전력 구성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구단은 아시아쿼터를 통한 내야 보강을 주요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내년 시즌 처음 시행되는 아시아쿼터 제도는 KBO리그의 선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전력 보강의 폭을 넓히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일본·대만·호주 등에서 약 20만 달러 수준으로 선수를 영입할 수 있어 비용 대비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전력 상승 효과가 매우 크다.
외국인 선수 2명에 아시아쿼터 1명이 더해지면 팀당 최대 3명의 이방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리그 전체 흐름은 마운드 쪽으로 뚜렷하다.
KIA·롯데·키움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반면, 나머지 7개 구단은 모두 투수를 선택했다.
적은 예산으로도 이닝 소화와 체력 안배 등 투수진 운영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고, 가성비 측면에서도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KIA는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불펜보다 내야 쪽 영입의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공백이 팀 운영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내부 젊은 내야 자원들이 여럿 있지만, 타격 생산성과 풀타임 경험 면에서 확실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마무리 캠프에서 호주 대표팀 출신 유격수 제러드 데일(25)을 테스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직 최종 결론은 없지만, 내야 보강은 여러 조건을 고려할 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내부 판단이 깔려 있다.
유격수 영입은 수비 안정 효과가 즉각적이라는 점에서 가장 확실한 ‘즉시 전력’이다.
유격수는 교체 폭이 좁고, 포지션 특성상 경기 양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당장 투입 가능한 수비형 내야수가 한 명 더해지면 박찬호 이탈 이후 불안정했던 내야 구조는 어느 정도 정돈될 수 있다.
하지만 KIA도 한 가지 리스크는 감안하고 있다.
20만 달러 예산으로 공·수 겸비 유격수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수비 안정감은 확보할 수 있지만 타격에서의 한계 가능성은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단이 최종 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내야 보강은 팀 전체 운영에 여유를 준다.
출장 관리가 필요한 김선빈, 부상 복귀 과정에 있는 김도영 등 기존 내야 자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시즌 도중 발생하는 변수를 대응하는 데도 유리하다.
144경기 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리그 특성상 유격수 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우는 것만으로도 전력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각에서는 아시아쿼터를 마운드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올 시즌 KIA는 경기 후반 불안정한 마운드 운영으로 패배로 이어진 경기들도 적지 않았다.
불펜 재편이 내년 전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투수 보강이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아시아쿼터로 투수를 영입할 경우 기존 불펜의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닝 소화형 추격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실익도 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자리를 내야수로 채울 경우 젊은 선수들의 육성 기회가 줄어들고, 유격수 자원이 부족한 리그 구조상 매년 외부 보강 필요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장기적인 수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야수 영입을 피하는 게 ‘미래를 위한 선택’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물론 구단 역시 이러한 장단점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
다만 내년 운영 기조가 확실한 ‘리빌딩’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기에, 아시아쿼터는 당장 전력 보강 효과가 큰 내야 쪽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만약 KIA가 실제로 아시아쿼터 유격수를 택한다면, 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선택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제도 활용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팀 사정에 맞춘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장면이 될 것이다.
올 겨울 KIA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아시아쿼터 카드는 내년 KIA의 전력 구조와 운영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지로 남아 있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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