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업비트 해킹 사고에 ‘조세회피처’ 등장…알아도 속수무책
[앵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해킹 관련 소식 계속해서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해커 일당은 훔친 코인을 더 확실히 세탁하기 위해 조세회피처에 본사를 둔 소형 거래소를 활용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역외 탈세의 온상인 조세회피처가 가상자산 범죄에도 등장한 겁니다.
송수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해커 일당은 업비트에서 가상자산 445억 원어치를 훔쳤습니다.
이후 천여 개 코인 지갑을 동원해 이체·환전을 무수히 반복했습니다.
거래선을 추적한 '머니 트레일'이 얽히고설킨 미로 모양인 이유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 봤습니다.
특정 두 점을 유독 많이 오간 거래선만 추렸습니다.
시작은 업비트의 코인 지갑.
해킹 당일 탈취 코인이 148갈래로 흩뿌려집니다.
이후, 이 지갑에서 저 지갑으로, 또 다른 지갑으로 이체되더니, 다음날 다시 한 점으로 약속한 듯 모입니다.
'고덱스'라는 미인가 플랫폼입니다.
대형마트에 프랜차이즈 매장이 '숍인숍' 개념으로 들어가듯이,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에 입점한 소형 거래소 중 하나입니다.
대형 거래소가 대부분 지키는 신원 확인 절차가 없고, 회원 가입도 필요 없습니다.
100% 익명으로 코인을 사고팔 수 있습니다.
[조재우/한성대 블록체인연구소 소장 : "교환할 코인을 넣고서 또 받을 코인을 입력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빠르게 자금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해커들이 많이 찾습니다."]
'고덱스' 홈페이지에 가봤습니다.
"프라이버시 지킬 수 있다"며 익명성을 강조합니다.
한국어 서비스도 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엔 신고도 안 했습니다.
불법 코인 세탁을 대놓고 권하는 셈인데, 본사 소재지는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
대표적 조세회피처 중 한 곳입니다.
실소유주가 누군지 등 기본적 수사 협조도 쉽지 않습니다.
업비트에서 탈취된 코인이 '고덱스'에서 거래된 걸로 확인됐지만, 거래 상대가 누군지, 어떤 코인으로 바꿔쳤는지 알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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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진 기자 (reporters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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