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이제 ‘국회타운’을 논의할 때다

국회세종의사당 총사업비가 곧 확정되면, 대한민국 정치·행정의 공간 구조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놓치고 있다. 과연 의사당 건물만 지으면 국회 기능이 온전히 세종으로 이관될까?
입법·예산·정책을 다루는 국회의원, 복잡한 정책을 설계하는 보좌진,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사무처 직원이 세종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일하는 기반이 없는데, 어떻게 ‘완전한 국회’가 가능하겠는가. 결국 세종의사당의 진정한 성공은 ‘국회타운(National Assembly Town)’ 건설이 병행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국회타운 논의다.
국회타운은 단순한 관사 단지나 지원시설이 아니다. 정치·행정·도시계획을 동시에 재편하는 ‘대역사’이며, 세종시가 진정한 행정수도로 완성되기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할 핵심 인프라다. 국회세종의사당이 새로운 권력 지도를 여는 기둥이라면, 국회타운은 그 기둥을 지탱하는 토대다.
현재 많은 공무원들이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세종의사당이 완공되면 국회 회의는 여기서 열리겠지만, 의원과 보좌진의 실질적인 활동 공간이 여전히 서울에 남아 있다면 정책 결정의 속도는 더 느려지고, 부처와의 협업 비용은 더 커질 것이다. 이는 행정 비효율뿐 아니라 정치적 분절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국회 기능의 완전한 이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머무르는 구조’다. 국회타운은 세종의사당과 도보·자전거·셔틀로 연결되는 초근접 생활권에 조성되어야 하며, 보안이 확보된 회의·연구 공간, 공공 게스트하우스, 자가와 임대를 아우르는 주거시설, 생활·편의·문화복합시설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세종은 행정도시라는 정체성은 확보했지만, 정치 기능이 빠져 있어 ‘반쪽 행정수도’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정치와 행정은 동전의 양면이다. 국회타운은 바로 이 간극을 메우고, 세종의사당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정치행정축(Political-Administrative Axis)을 형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이를 위해선 세종의사당 인근의 광역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생활가로를 조성하며, 공공·민간 주거시설을 균형 있게 배치해야 한다. 국회타운은 관사도시가 아니라 정책 생산의 혁신 허브로 설계해야 한다.
국회타운 논의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 “비용은 누가 부담할 것인가?” 이 질문을 피하면 국회타운은 결코 현실화될 수 없다. 지금 공공·민간·혼합모델을 모두 검토할 시점이다.
첫째, 공공주도 모델은 정부와 국회가 직접 관사·업무숙소·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안정적이지만 초기 재정 부담이 크다. 둘째, 민간참여(PPP) 모델은 속도가 빠르고 재정 부담이 적지만 임대료 상승과 공공성 약화 우려가 있다. 셋째,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혼합형 모델이다. 공공이 필수 보안시설·업무용 게스트하우스를 맡고, 민간이 자가·전세·월세형 주거동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다양한 직급·소득 구조를 가진 보좌진·사무처 인력에게 가장 합리적이다. 공공성과 속도, 재정 부담의 균형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핵심은 공공의 책임성과 민간의 속도를 결합하는 것, 이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회타운은 세종시에 세 가지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첫째, 도시 성장의 확실한 축이 된다. 공무원·보좌진·전문가 집적은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확충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둘째, 국가 의사결정의 속도·품질을 향상시킨다. 부처·위원회·국회가 물리적으로 통합되면 정책 조율 비용이 대폭 감소한다. 셋째, 세종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행정수도의 실질적 위상을 완성하고 정치 중심지로서 법적·실질적 기반을 마련한다.
국회타운은 시간이 많지 않은 과제다. 국회세종의사당이 완공되면 의원실·보좌진·사무처의 이전 수요는 바로 발생한다. 그때 가서 부지 확보와 도시계획 변경을 논의한다면 이미 늦다. 게다가 주거·생활 인프라 공백이 생기면 ‘반쪽 이전’이라는 정치적 비판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선제적 구상과 정치적 추진력이다. 국회세종의사당건립위원회는 국회타운을 공식 의제로 상정해, 부지확보 → 도시계획 반영 → 공공·민간 혼합 개발 → 생활권 설계 등의 절차를 즉시 착수해야 한다.
국회세종의사당은 대한민국 의사결정시스템을 바꾸는 역사적 사업이다. 그러나 국회타운이 없다면 그 변화는 절반만 완성된 것이다. 세종을 진정한 국가정책의 수도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국회타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균형발전의 미래는 결국, 우리가 오늘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달려 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샤이니 온유, ‘주사이모’ 친분설 입 열었다 “피부 관리로 병원 방문한 것”
- “큰 실망 끼쳐 죄송” 통일교 대국민 사과…윤영호 혐의는 “개인 일탈” 일축
- “결국 이걸 볼 줄이야?” 삼성 초비상…최고 야심작 ‘애플 안경’ 등장 예고
- “무조건 망한다” 100% 장담했는데…국민 포털 손잡더니, 뜻밖의 ‘대박’
- “조진웅이 이순신이다” 포스터에 김재원 “제발 정신 좀 차려라”
- “천사였는데”…트럭 돌진에 사망 20대 청년, 장기 기증으로 3명 살렸다
- 연금복권 1·2등 당첨, ‘21억 잭팟’…‘무슨 꿈’ 꿨나 했더니
- 입주민 30%가 톱스타…연예인 아파트 ‘아페르한강’의 비밀
- “박나래 주사이모는 ‘사기꾼 전청조’ 같아…고졸·속눈썹 시술자였는데, 개명·성형수술 후 변신” 주장
- “성전환 선수 올림픽 출전 문제 있어”…‘새 성별’ 규정 추진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