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영향받은 다카마쓰 고분… 한·일 교류 흔적
지난 1일 일본 야마구치현 항구 도시 시모노세키 아카마(赤間) 신궁. 신궁의 궁사(宮司·신궁의 총책임자) 미즈노씨가 300년 전 사료를 공개하자 한국 관람객들이 탄성을 냈다. 1711년 통신사 부사였던 임수간(1665~1721)이 쓴 시의 실물이다.

아카마 신궁의 전신 아미타사(阿彌陀寺)는 에도 시대 일본에 상륙한 조선 통신사가 처음으로 숙박하는 곳이었다. 이 절은 1185년 겐페이 내전 중 시모노세키 앞바다에서 여덟 살 어린 나이에 죽은 안토쿠(安德) 천황을 기려왔다. 절에 묵던 조선 통신사들이 그 사연을 듣고 애도하는 시를 쓴 것이다. 미즈노씨는 “시모노세키는 조선 통신사의 첫 상륙지로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일 양국 교류의 거점이 돼 왔다”고 했다. 이날 이곳을 찾은 ‘일본 속의 한민족사 탐방단’ 교사 158명은 신궁 곳곳에서 연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일본 주요 유적지를 방문해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모색하는 ‘제49회 일본 속의 한민족사 탐방’이 지난달 30일~4일 열렸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신한은행·GS·GS칼텍스·GS건설·포스코가 협찬한 이 행사는 미래 세대를 가르치는 초·중·고 선생님을 초청해 1987년부터 매년 1~2회 개최하고 있다.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명예교수, 서정석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과 교수, 엄기표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교수가 현장 해설을 맡았다.
탐방 단원들은 청동기 시대부터 메이지 유신 때까지 2000년 교류의 역사를 훑었다. 나라현의 다카마쓰 고분에선 고구려 무덤과 유사한 사신도(四神圖)와 여인 그림이 발견됐다. 일본 최초의 세계문화유산 호류지에는 백제의 영향을 받은 ‘백제관음’이 있었다. 사가현 아리타초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 이삼평(李参平)이 전수한 도자기가 지금까지 ‘아리타야키’라는 이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해설을 맡은 교수들은 각자의 전공 지식을 살려 현장의 역사적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불교 미술 권위자 엄 교수는 일본 최고(最古)의 절 오사카 시텐노지에 대해 “백제의 사찰 구조를 그대로 본떠 지어졌다”고 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손 교수는 “청동기 시대 유적지인 요시노가리 유적부터 시모노세키의 청·일 강화 조약 기념관까지, 일본 곳곳에서 한일 관계 역사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경기 포천의 고등학교 교사 손지훈(54)씨는 “교수들의 상세한 해설은 물론, 다양한 과목의 선생님들과도 교류하며 견문이 훨씬 넓어졌다”고 했다. 대전의 중학교 역사 교사 이수연(27)씨는 “도다이지, 호류지 등 책에서만 보던 문화재를 실제로 보니 훨씬 웅장하고 위압감이 느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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