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라이더 ‘쌩쌩’… 왕복 50㎞도 거뜬

성남/김영준 기자 2025. 12. 1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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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에 사이클 입문한 경찰관 출신 이성우씨
장경식 기자‘100세 라이더’ 이성우씨가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창곡천 수변 공원에서 자전거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주말마다 하루 40~50㎞씩 사이클을 타는 이씨는 “지금이 100세 인생에서 가장 즐겁다”고 했다.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창곡천 수변 공원. 1925년생 이성우씨가 빨간색 사이클복 상의에 헬멧과 고글 차림으로 로드 바이크를 타고 도로를 내달렸다. 160㎝쯤 되는 키에 다부진 체격이었고, 허리가 꼿꼿했다. 한 달 후면 101세가 된다는 것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나를 80세 정도로 보는 것 같아. 병원이나 은행에 가면 신분증 확인하면서 ‘본인 맞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거든.”

경찰 공무원 출신인 그는 평일엔 경기도 안산에서 지내다가 금요일 오후가 되면 지하철을 타고 성남시의 자취방으로 향한다. 그는 경찰에서 정년 퇴직하고서 2021년까지 성남에서 행정사로 일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성남 집에서 자전거를 끌고 나와 한강을 따라 팔당댐 방향으로, 때로는 탄천을 끼고 용인 방향으로 왕복 40~50㎞를 달린다. 느릿느릿 타는 게 아니라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때때로 최고 시속 30㎞ 가까이 낸다. 이씨는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면 머리가 아주 상쾌해진다”며 “이 세상이 다 내 것이 된 것 같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난 이씨는 24세 때 경찰관이 됐다. 강력반 형사로서 흉악범을 체포하고, 강원 산간에 숨어드는 공비를 잡아내는 임무도 맡았다. 그는 “총칼 들고 산을 누벼야 해서 훈련이 아주 힘들었다”며 “젊은 시절 잘 다진 체력을 조금씩 빼먹으면서 지금까지 사는 것”이라고 했다.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건 80대 초반부터라고 했다. 축구를 즐기다가 더 이상은 힘들다고 생각해 자전거에 재미를 붙였다. 자전거를 타지 않을 땐 산책을 나가거나, 집에서 아령을 들고 스트레칭을 한다. 팔굽혀펴기도 10개씩 해낸다. ‘100세 라이더’는 특별한 지병이 없다. 청력이 떨어져 대화할 때 보청기 도움을 받는 정도다. 그는 “경찰관으로 일할 땐 사건 조사 기록을 매일 썼고, 은퇴하고 행정사로서 매일 온갖 서류를 작성했다”며 “지금은 매일 아침 조간신문을 정독한다”고 했다.

스포츠 경기도 즐겨 본다고 한다. 종종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직관’을 가고, 축구 A매치는 늦은 밤에도 TV로 꼬박꼬박 챙겨본다. 지난 6일 진행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결과도 꿰고 있었다. “(한국이)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랑 하는 거 맞지? 그 정도면 우리는 충분해. 그런데 유럽(플레이오프 D조) 네 팀 중에선 어디가 올라오려나?”

아내와 사별한 지 10년. 혼자 밥 해 먹는 것도 척척이다. 아침마다 집으로 요구르트 배달을 받아 챙겨 먹고, 단백질 보충을 위해 삶은 달걀을 한두 개씩 먹는다. 그는 “늙었다고 늙은이 행세하면 진짜 늙는 것”이라며 “늘 내가 아직 젊다는 생각으로 산다”고 했다.

이씨는 ‘100세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즐거운 시절이라고 했다. “욕심 같아선 20년만 더 살고 싶다”며 “지금처럼 웃고 즐기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걸 조금만 더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말이야, 살살 달리더라도 죽는 날까지 이 사이클을 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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