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사진기자, ITF 태권도 세계선수권 ‘깜짝’ 동메달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확신
경기장으로 나를 계속 이끌어”

리리안 알스코그 하우(37·사진)는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CNN 사진기자다. 동시에 태권도 선수이기도 하다. 태권도는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으로 양분돼 있다. 알스코그 하우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WT가 아닌 ITF에서 5년째 영국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크로아티아 포레치에서 열린 IT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비전업 선수로서 국가대표 생활을 병행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11일 CNN 기고를 통해 당시 대회를 준비하면서 느낀 심리적 압박, 체중 감량과 부상 등 비전업 선수로서의 현실을 전했다.
그는 경기 직전까지 나이와 체력 문제, 체중 감량 실패, CNN 업무 증가로 인해 출전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세계선수권이 가까워질수록 ‘언제 은퇴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질 만큼 심리적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들은 나보다 15~20살은 어린 선수들”이라며 “나이와 체력, 부상 회복 속도를 끊임없이 의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며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견과류 두 개, 당근 반 개, 포도 다섯 알, 샐러드 잎 몇장만 먹으며 버텼다”고 전했다.
ITF 태권도는 품새, 겨루기 등 5개 종목을 운영한다. 품새 첫 경기에서 탈락한 그의 겨루기 첫 상대는 전통적 강국 폴란드였다. 그는 연장전 끝에 첫 승을 거두고, 이어 유럽·세계 챔피언인 독일 선수와의 2라운드에서 역전승했다. 이어진 아일랜드전에서도 4명의 심판 전원이 점수를 인정하며 4-0으로 완승,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는 준결승에서 우크라이나 선수에게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남편이자 코치인 미하우 드지우비츠키는 “누군가 그녀에게 베팅했다면 지금 억만장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스코그 하우는 “이 생활을 하느라 술자리, 친구 생일, 여행 등 많은 것을 포기했다”며 “성적이 안 나오면 그 모든 희생이 죄책감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태권도가 준 공동체 의식, 성취감, 그리고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계속 자신을 경기장으로 이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선수권 이후 ‘은퇴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취미를 어떻게 은퇴하나”라며 다시 체육관으로 향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대통령, 장동혁에 “왜 빨간 거 안 매셨어요?” 넥타이 농담…장 대표는 연설 중 퇴장
- “전쟁 난다고 쓰레기 싸들고 갈 건가요” 파는 사람·사는 사람 모두 불행한 ‘쓰봉 사재기’
- 이란 당국, 반정부 시위 참가자 사형 집행···“불공정한 재판으로 판결”
- 반세기 전엔 미국 백인 남성뿐이었지만…이번엔 ‘다양성’ 품었다
- 이란군 “영원한 후회·항복 때까지 전쟁 계속” 트럼프 발언에 강한 항전 의지
- 한국 LNG 수입 비중 1위 호주, 천연가스 수출 제한한다···자원 부국 ‘에너지 빗장’ 신호탄
- [팩트체크]트럼프 “이란이 본토 곧 타격” “세계 유가는 미국과 무관” 주장에···외신 “사
- “적이 실수할 땐 방해 마라” 트럼프 뒤 시진핑의 미소···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중국 불개
-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원유 1800만t···‘환경 재앙’ 경고 수위 높아진다
- ‘대선 예비후보 명함’ 돌린 김문수…검찰, 벌금 100만원 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