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구지봉서 가야시대 ‘논’ 최초 발견

박준언 2025. 12.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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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발굴조사 성과 공개…농업생산력 연구 촉매제 기대

김해 구지봉 발굴조사에서 가야시대 '논'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가야시대 왕성지로 추정되는 구지봉 일원에서 논이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가야시대 농업생산력에 대한 연구가 큰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 이름붙여진 구지봉(국사적 제429호)은 가락국 수로왕이 탄생한 장소로 고대 국문학상 중요 서사시인 '구지가'의 배경이 된 곳이다.

김해시는 지난 7월부터 진행 중인 구산동 188번지 구지봉 보호구역 2차 발굴조사 현장(조사면적 4150㎡)을 오는 17일 일반에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현장 공개는 구지봉 일대에서 진행된 정밀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고 가야시대 생활 흔적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구지봉 발굴은 종합정비계획의 기초자료 확보와 구지봉과 대성동고분군을 연결하는 경관 복원을 위해 진행 중이다. 2023년 1차 발굴조사(면적 1650㎡)에 이어 지난 7월부터 2차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차 발굴조사는 1차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조선시대 채토장과 청동기시대 구덩이시설(수혈) 외에 가야시대 '논'이 최초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논은 '구지봉~봉황동 유적'까지 이어지는 '금관가야 왕성지'에서 최초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아직까지 다른 지역의 가야시대 왕성지 중 논이 발견된 곳은 없다.

이번 조사 중 북쪽 3분의 1 구간은 근·현대의 경작, 운동장 조성 시 암반층까지 굴착돼 조선 후기에 흙을 채취한 채토장이 넓게 남아 있고, 북동고(高) 남서저(低)의 지형대로 가야시기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논이 조사됐다.

2차례 조사에서 앞서 진행된 자문회의에서 가야 왕성지에서 가야시대의 논과 관개수로가 처음 확인된 만큼 이곳을 중심으로 한 면적 993㎡에 대한 층위별 조사를 결정했다. 조사 결과 가야시대 논은 관개시설인 도랑(溝)시설을 활용한 구획 논으로 판단되며, 도랑에서 구획된 논에 '물을 넣거나 빼는 시설'도 확인됐다.

특히 논 판정 기준이 되는 '식물규소체' 1g당 3000~5000개의 20배를 상회하는 1g당 10만개 이상의 식물규소체가 확인돼 과학적으로도 논임이 입증됐다. 학계에서는 이번 가야시대 논의 발굴은 그동안 연구가 부진했던 가야의 농업생산력 연구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수연 문화유산과장은 "현장조사가 완료된 후에도 각종 자연과학적 분석 결과와 발굴성과를 토대로 구지봉 일원의 고지형과 고환경, 논을 복원하면 금관가야 왕성의 경관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언기자

김해 구지봉 보호구역 2차 발굴조사에서 발굴된 가야시대 '논'과 관개시설 전경. 사진=김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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