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이 한국 국회에 "쿠팡 차별 말라"…워싱턴까지 뻗친 로비

임지수 기자 2025. 12. 1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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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 몇 달 전, 한국 국회의원들을 만난 미국 국회의원이 쿠팡을 두둔하며 했다는 말입니다. 정작 투자해야 할 건 제대로 안 하면서 대관 조직은 매머드급으로 키운 쿠팡의 행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입니다. 쿠팡의 로비망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워싱턴까지 뻗치고 있었던 겁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7월 말, 국회 한미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미국 워싱턴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만났습니다.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이해민/조국혁신당 의원 : 한 의원이 좀 굉장히 화가 난 채로 들어왔어요. 앉자마자 한 이야기가 뭐냐면 '대한민국 국회가 우리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

미 의원이 말한 기업은 쿠팡이었습니다.

지난 6월 대선 당일, 쿠팡 배송기사들이 처음 휴무일을 얻어 투표권을 보장받았는데 그걸 차별이라 지적한 겁니다.

5년 전부터 다른 택배회사들은 보장해온 휴무일로, 사실관계조차 틀린 비판이었습니다.

[이해민/조국혁신당 의원 :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로비 압박을 미국 국회를 통해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당시 미 하원이 우리 공정위에 미국 빅테크 기업 규제 논의에 대한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신경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미 의원이 쿠팡을 거론하자 압박으로 느껴졌다는 설명입니다.

[이해민/조국혁신당 의원 : 이렇게 로비할 돈이 있으면 제발 제품하고 소비자 생각하면 좋겠다.]

지난 2022년 5월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쿠팡 대표가 5대 그룹과 나란히 동석할 수 있었던 것도 워싱턴 임원들의 대관 성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은우/쿠팡 개인정보 유출 소송 법률 대리인 : 몸에 밴 것 같아요. 로비를 엄청나게 하고 법을 어기는 거를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는데 법 어기는 건 우리가 1등을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라든가.]

국내에서도 올해에만 국회·정부 등 해킹 대응 기관 출신 공무원 28명을 영입했습니다.

[강훈식/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8일) : 누가 보기에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전관 취업이 과도한 기업이 더 있는지 조사해서 보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는 17일 국회 청문회에는 쿠팡의 대관 라인 핵심 인사들이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영상취재 신승규 영상편집 홍여울 영상디자인 조승우 인턴기자 유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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