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부터 아이유까지…왜 발라드인가 [이지은의 신간]

이지은 기자 2025. 12. 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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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가장 잘 배어 있는 음악은 뭘까.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로 언급되는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비 오는 날이면 누구나 떠올리는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첫사랑이 생각나는 이문세의 '소녀', 청춘과 사랑을 보내는 아쉬움의 노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등 수많은 발라드가 우리의 마음과 추억과 시대를 대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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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북리뷰
이지은의 신간 「더 송라이터스」
발라드로 훑어보는 한국 가요사
대표적인 발라드 117곡 소개
가사가 전달하는 ‘이야기’의 힘
시대 감수성 되짚어볼 수 있어
음악평론가인 저자는 발라드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살펴보는 책이다.

감정이 가장 잘 배어 있는 음악은 뭘까. 대다수가 발라드를 꼽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로 언급되는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비 오는 날이면 누구나 떠올리는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첫사랑이 생각나는 이문세의 '소녀', 청춘과 사랑을 보내는 아쉬움의 노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등 수많은 발라드가 우리의 마음과 추억과 시대를 대변해왔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노랫말과 멜로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음악. 가사에 담긴 문학적 표현력의 트렌드와 시대상을 누구나 쉽게 포착할 수 있는 음악. 작곡 및 편곡 스타일의 혁신을 미묘하고도 드라마틱하게 드러내는 음악. 어느 시대 그 누구라도 '내 노래'라고 인식해온 음악. 그건 발라드다."

음악평론가 김영대는 저서 「더 송라이터스」에서 발라드라는 장르를 통해 한국 가요사의 흐름과 시대적 감수성을 짚어본다. 대표적인 발라드 117곡을 소개하고, 발라드의 장르적 분석뿐만 아니라 감정의 언어로서 발라드가 가진 매력들을 파헤친다.

저자는 '송라이팅', 그중에서도 '작사'의 영역에 주목한다. "발라드라는 장르는 음악 수준보다는 이야기의 힘으로 전개된다"며,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은 곡들이 이 장르에 포진해 있다고 말한다. 음악의 비평이나 담론 대부분이 싱어송라이터·작곡가·프로듀서가 중심이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음악사나 음악평론의 바깥으로 밀려나 있던 한국형 사랑 노래의 가사와 이야기에 집중한다.

송라이터 관점서 조명한 아티스트저자는 1986~1996년 한국 대중음악 속 발라드를 중점적으로 조명한다. 한국 발라드의 기준점이 된 유재하의 음악과 이문세-이영훈 콤비가 그려낸 한국형 발라드의 서정성, 015B가 보여준 지질함과 감정 과잉의 표현 등 시대를 대표하던 발라드들의 의미를 짚어본다.

200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발라드 형태와 세대별 송라이터들이 만들어온 사랑의 미학을 살피고, 윤상·윤종신·김동률·김광진·이승환·유희열·이소라·잔나비·아이유 등 한국 가요사에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 아티스트들을 송라이터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발라드 고유의 정서와 한국 발라드를 구축한 대표 송라이터들의 음악 세계를 조명한다. 2부에서는 만남과 이별, 설렘과 아픔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연대기를 중심으로, 10개의 해시태그와 함께 발라드 속 시대적 감성을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발라드라는 장르가 나오기 전 이미 발라드의 특성을 가졌던 1960~1970년대의 곡들을 소개하고, 2000년대 R&B, 록, 포크 등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며 확장하는 발라드의 매력을 알아본다. 이어지는 부록에서는 발라드의 서정성을 이어가는 K-팝 아이돌 음악 10곡을 선정해 새롭게 진화하는 발라드의 감수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위대한 송라이터들이 만든 불후의 명곡과 사랑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발라드의 시대는 저물었는지 모르지만, 사랑 노래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저자의 말처럼 발라드는 과거 황금기를 지나 대중음악의 중심에서 밀려났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을 울리며 시대적 요구에 반응하는 양식으로 재발견되고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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