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도로 원상 복구 안 해도 된다” 항소심 승소

예배당을 새로 지으면서 도로 지하를 쓰기 위해 구청 허가를 받았다가 법원 판결로 취소됐던 사랑의교회가 원상 복구를 안해도 된다는 항소심 판단이 11일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형 교회인 사랑의교회가 서초구를 상대로 낸 원상회복 명령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사랑의교회 패소로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서초구의 원상회복 명령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지난 2010년 사랑의교회가 서초역 인근에 새 건물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사랑의교회는 서초구에 도로 지하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했고 서초구는 건물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기부채납 받는 등 조건으로 도로 지하 1077㎡를 쓰도록 ‘도로점용 허가’를 내줬다. 사랑의교회는 이 공간에 대강당과 주차장, 창고 등을 만들었다.
그러자 서초구민 일부가 부당한 특혜라고 주장하면서 2011년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했다. 서울시는 감사 결과 도로점용 허가 처분을 시정하라고 했지만 서초구가 받아들이지 않았고, 주민들은 2012년 “서초구가 내준 도로점용과 건축 허가를 취소해달라”며 주민소송을 냈다.
주민소송 1·2심은 “도로점용이나 건축 허가 처분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물건이나 권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다”라며 각하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6년 “도로점용 허가는 주민소송 대상이 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2019년 재상고심에서 서초구의 도로점용 허가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확정됐다. 서초구청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2020년 사랑의교회 측에 원상회복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도로법상 도로점용허가가 취소되면, 원상 복구가 불가능하거나 부적당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상 복구를 해야 한다.
앞서 작년 3월 1심은 서초구의 원상회복 명령에 문제가 없다며 사랑의교회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이날 2심 재판부는 “원상 복구가 부적당한 경우”라고 판단했다. 감정 결과 원상 복구를 위한 굴착 공사 과정에서 지반 침하 위험이 있고, 인근 노후 상하수도관이 파손 등으로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원상 복구를 하려면 사랑의교회 건물 지하 1~8층의 대강당·주차장·정화조 등 시설과 구조물을 철거해야 하는데 건물 하중을 지지하는 핵심 부재인 지하외벽 등을 철거하면 건물 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재판부는 “이 도로 원상회복에는 최소 1120억3500만원의 비용과 50개월 이상의 공사 기간이 소요되고,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인근에 장기간 교통 혼잡과 소음·분진 등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것이 예상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에서는 도로의 원상회복 기술적 난이도나 구체적인 위험성이 새롭게 인정됐기 때문에 관련 확정 판결의 기속력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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