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원 병가·사직서로 번진 민주당 구의원 ‘압박’ 의혹에 부산 북구의회 술렁
“의원 면담 후 사직서 제출…심리적 압박 느꼈다” 증언, 파장 확산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해외 연수 과정에서 직원 경비를 대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부산 북구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시사저널 10월30일 자 단독 보도)이 경찰에 내용을 진술한 담당 직원을 압박해 사직서 제출까지 이르게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사기관에 제출된 기존 진술 내용을 정정하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해당 직원은 병가를 내고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소속 다수의 구의원은 변호사와 함께 지난달 북구청에서 담당 직원 A씨와의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A씨가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는 증언이 의회 안팎으로 퍼지고 있다. 앞선 면담 자리에서도 "진술이 잘못됐다는 의견"이 A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위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다수 의원과의 면담 자체만으로도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경찰청은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들 의원을 조사하고 있다. 해외 연수 과정에서 직원 경비를 대납한 것을 기부 행위로 볼 것인지가 수사의 쟁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조사받고 있지만 민주당과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이 A씨를 불러 조사한 이후 이들 의원의 압박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A씨는 면담 이후 병가를 내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구의회 인사 담당 관계자는 "사직서는 제출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복수의 의회 관계자는 "A씨가 면담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을 받아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A씨는 병가와 남은 휴가를 사용하면서 출근하지 않고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의회 내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회기 중에 의회 의사 진행을 담당했던 A씨가 출근하지 않자 "책임감 있는 A씨가 명예퇴직을 약 한 달 앞두고 저런 결정을 한 것을 보면 압박감이 얼마나 심했는지 예상된다"는 말도 나온다. 게다가 A씨의 빈자리로 다른 직원의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고 한다.
북구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불러서 가는 것을 봤다. 조사받는 게 좋은 일은 아니기 때문에 웃으면서 이야기 나누고 그런 상황은 아니다. 분위기상 (압박이) 될 수는 있겠다"고 했다. 한 북구의회 의원도 "A씨는 평소에 정신력이 강한 사람인데 면담 직후 울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문제가 심각하다"며 "면담 자리에서 협박을 당해 A씨가 기분 나빠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명예퇴직을 앞두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 텐데,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진술 번복 압박에 대한) 심증이 아니라 확신"이라고 했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면담강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전경민 법무법인 율하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내용이 사실이라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면담강요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면담 자리에 있었던 한 의원은 "자리에 있었던 사람의 말투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지는 모르겠으나 강요는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구와 달리 A씨가 조사 과정에서 기부 행위라고 발언한다는 자체가 의원들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이번이 아닌 이전에 얘기를 나눴을 때 (기부 행위라고 진술한 게) 잘못 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이후 참고인 조사에서 시킨 것도 아닌데 본인이 진술이 잘못됐다고 판단해 번복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취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마음이 힘들었을 수도 있다"며 "질책받는 분위기가 되니까 A씨가 화가 나서 가버린 것"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선거법 위반 혐의자를 조사 중"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진술 번복 여부 등 구체적인 사안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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