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유진' YTN 이사 4명 돌연 사임..."'유진강점기' 무너지고 있다"
노조 "문제 될만한 이사들 미리 쫓아낸 뒤 승인 조건 어기지 않았다는 명분 삼으려는 수작"
사측 "소모적 논란 차단하고 회사가 미래 비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스로 거취 정리한 것"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유진그룹 주도로 임명됐던 YTN 이사 4명이 중도 사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이를 두고 “'유진강점기'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사회에 “합리적인 사추위 구성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YTN은 지난 9일 김진용·이연주·조성욱 사외이사와 김진구 기타비상무이사 등 4인의 이사가 중도 사임했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모두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사임'한다고 밝혔다. YTN은 지난 3월 주총에서 이사회 내 사외이사를 3명에서 6명으로 늘렸는데, 이들의 사임으로 사외이사는 도로 3명이 됐다.
사임한 이사들은 '친유진'으로 꼽혀왔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김진용 이사(삼성출판사 대표)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어릴적 '골목 친구'로 알려졌고 이연주 이사(창의공학연구원 부원장)는 유 회장과 연세대 총동문회장단을 역임했다. 조성욱 이사는 유진투자증권 법률고문을 맡았던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다. 김진구 이사는 YTN 최대주주사인 유진이엔티 사장을 맡았고 현재는 유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남은 사외이사 3명은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조성인 전 KT&G 홍보실장,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등이다. 조성인 이사는 2대주주(17.6%)인 KGC인삼공사 대표 몫으로, 김경록 이사는 3대 주주(6.7%) 미래에셋생명보험 몫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줄사임이 최근 법원에서 유진이엔티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 판결이 나오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진용을 갖춰가는 데 대한 '태세 전환'이라고 주장했다. YTN지부는 “(사임한 이사들은) 그동안 유진그룹과 특수관계에 있는 '문제의 사외이사'로 지목된 인물들”이라며 “향후 방미통위가 유진이엔티의 승인조건 위반을 문제삼아 YTN 최대주주 자격을 취소할 가능성이 커지자 문제가 될만한 이사들을 미리 쫓아낸 뒤 승인조건을 어기지 않았다는 명분으로 삼으려는 수작”이라고 했다.
이들은 “YTN 이사회는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도 여전히 내란 세력과 유진그룹의 부역자 노릇을 이어가고 있다. 새 방송법이 시행되자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저항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라며 “법률 비용으로만 무려 1억 원을 쏟아부었다”고 비판했다. YTN 이사회가 방송법에서 의무화한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책임을 사실상 방기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사측이 사추위 구성원 중 대주주가 구성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추천해야 한다거나, 대주주 추천 몫 과반을 유진그룹 몫으로 주장하는 가운데 이사회가 관리 감독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YTN지부는 “회사의 이익에 반한다는 사실이 명백함에도 오직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의 이익만을 위한 행보를 계속해 나간다면, 우리는 배임죄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며 “YTN 이사회는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사추위가 구성돼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본연의 책임을 다하라”고 했다.
YTN 측은 11일 사내 공지를 내고 “(이사들의 사임은)사외이사 개인이 과도하게 쟁점화되고 정쟁의 소재가 되는 상황은 독립적인 경영 감시라는 본연의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소모적 논란을 차단하고, 회사가 미래 비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 위해 스스로 거취를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YTN 측은 “'승인조건 위반을 은폐하려는 조치'라는 주장은 어떠한 근거도 없는 추정”이라며 “사실과 다르거나 추정에만 의지한 채 성명을 쓴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또 “방미통위 승인조건 불이행 주장은 말 그대로 노조의 일방적 주장”이며 “사추위 논의는 법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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