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치권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전환, 지금이 기회”···반도체 지방 이전 요구도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남부권을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생태계’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자 전북 정치권이 “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분명한 신호”라며 지역이 변화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조업 침체와 성장동력 부재로 고전해온 전북이 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을 선도해 미래 산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대통령 메시지는 탄소경제에서 재생에너지 경제로 이동하는 국가 산업 구조 변화를 상징한다”며 “전북이 이 흐름을 놓치면 미래 산업 지도를 그릴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를 “윤석열 정부의 수도권 중심 산업 재편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며 기존 전력 공급방식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특히 “외부 송전망 건설 자체가 엄청난 문제고, LNG·열병합 기반으로 RE100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하며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전력체계 전환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이날 전북도의회 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LNG 발전소 재검토 및 새만금 분산 배치 촉구 성명서’와도 맞닿아 있다. 특위는 “용인 산단에 예정된 LNG 발전소 3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 977만t으로 삼성전자 전 세계 공장 배출량(946만t)을 넘어선다”며 “이 구조로는 RE100 이행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북 정치권은 용인 산단 계획 자체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대전 평촌, 대구 국가산단, 충주 드림파크산단 등에서 LNG 발전 계획이 모두 발암물질 배출 논란으로 백지화된 전례를 들며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용인 산단의 자체 재생에너지 조달 능력은 19.87MW에 불과하며, 장거리 송전선로 건설비만 73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경제성 논란도 지속돼 왔다.
반면 새만금은 태양광·풍력·서남권 해상풍력단지 등을 합쳐 약 7GW의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해 초기 반도체 산단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간척지 특성상 주민 수용성도 상대적으로 높고, 송전 인프라 구축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대통령 구상에 맞춰 새만금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의 움직임은 지난 8일 열린 토론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2·3단계의 전북 이전이 공식 의제로 다뤄진 흐름과도 맞물린다. 원전 16기에 해당하는 최대 16GW 전력을 필요로 하는 용인 클러스터는 수도권 송전 과부하와 송전선 갈등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토론회에서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대통령이 지방 이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도 “송전망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며 주민 수용성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토론회 직후 안 의원과 일부 발제자들은 대통령실을 찾아 전북의 에너지 전환 필요성과 송전망 개편 과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기후에너지환경비서관실과 송전탑 최소화, 새만금 RE100 산업단지 조성, 재생에너지 활성화 방안 등을 두 시간가량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는 지난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활용해 새만금 RE100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 제도는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 근거를 마련해 전력 자급률이 높은 지역은 수도권보다 낮은 전기요금을 책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의 지방 분산을 촉진할 제도적 기반으로 평가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분산에너지 제도를 적극 활용해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전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 세계 경제 안보에 타격”···40여개국 외교장관들 ‘호르무즈 개방’ 논의, 한국도 참석
- ‘전쟁 지원 퇴짜’ 뒤끝···트럼프 “아내에게 학대당하는 마크롱” 조롱 발언
- 이 대통령, 장동혁에 “왜 빨간 거 안 매셨어요?” 넥타이 농담…장 대표는 연설 중 퇴장
- “전쟁 난다고 쓰레기 싸들고 갈 건가요” 파는 사람·사는 사람 모두 불행한 ‘쓰봉 사재기’
- ‘음료 3잔 횡령 혐의’ 알바생 고소한 카페 점주, 결국 소 취하···수사는 절차대로
- 반세기 전엔 미국 백인 남성뿐이었지만…이번엔 ‘다양성’ 품었다
- 한국 LNG 수입 비중 1위 호주, 천연가스 수출 제한한다···자원 부국 ‘에너지 빗장’ 신호탄
- “적이 실수할 땐 방해 마라” 트럼프 뒤 시진핑의 미소···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중국 불개
-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원유 1800만t···‘환경 재앙’ 경고 수위 높아진다
- ‘대선 예비후보 명함’ 돌린 김문수…검찰, 벌금 100만원 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