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의 오페라 오디세이〉남성 성악가 ‘최고 음역’…오페라 주역 ‘활약’
목소리 무게·음색·민첩성 따라 분류
‘음악계 혁명’ 카루소, 테너의 제왕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 ‘대중화’
3테너 콘서트 앨범, 기네스북 등재

오페라 가수 중 '테너(Tenor)'는 성악에서 남성 가수의 가장 높은 음역을 연주한다. 테너는 오페라의 꽃이라 불리며 주로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는다. 특히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고 듣고 싶어 하는 레퍼토리를 노래한다. 오페라의 성공 여부가 테너 주역 가수로 누가 등장하는가에 따라서 결정될 정도이다. 아름다운 미성, 고음역에서 관객의 심장을 관통하는 마성을 지닌 테너 가수는 과거에는 작금의 시대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했으며, 21세기 현대에서도 가장 추앙을 받는 음역의 가수이다,
테너는 일반적으로 가성을 제외한 진성으로 노래할 때 남성이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음역으로 오페라 작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옥타브 도(C3)에서 3옥타브 도(C5) 또는 레(D5)까지 소화해 내야 한다. 오페라에서 주역 테너는 대부분 혈기 왕성한 인물, 로맨틱한 연인, 영웅 등을 연기하며, 주로 여자 주인공인 소프라노와 연인 관계를 이루며 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테너는 목소리의 무게, 음색, 민첩성, 그리고 주로 맡는 역할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소리의 질감을 통해 분류해 보자면 먼저 '테너 레제로 (Tenore Leggero)'는 이탈리아어로 '가벼운 테너'를 뜻하는데 목소리가 매우 밝고 가벼우며, 고음역을 민첩하고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테너를 말한다.
특히 작곡가 로시니, 벨리니, 도니체티 같은 벨칸토 오페라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위트와 유머를 겸비하고 우아한 면도 가지고 있는 역할에 적합한 소리이다. 대표적인 성악가로는 알프레도 크라우스,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등이 있다. 두 번째는 '테너 리리코( Tenore Lirico)'다. 이탈리아어 'Lirico'는 '서정적인'이라는 뜻으로, 목소리의 특징과 주로 맞는 역할이 낭만적이고 온화한 성격으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유형의 보편적인 테너이다. 오페라에서 가장 보편성을 띠며 낭만적인 남자 주인공 역할로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진 연인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푸치니 <라 보엠>의 로돌포,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역 등이 있으며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요나스 카우프만. 호세 카레라스 등이 대표적인 성악가다.
세 번째는 '테너 리리코 스핀토(Tenore Spinto)'로 스핀토라는 말은 이탈리아어로 '밀어붙이다'라는 뜻이 있다. 리릭 테너의 따뜻함과 드라마틱 테너의 강렬함을 겸비하여,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다가도 극적인 절정 부분에서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음성을 지니고 있다. 오페라에서 주요 역할로는 비극적인 상황에 부닥치는 영웅적인 역할이 적합하며, 푸치니 <토스카>의 카바라도시, 베르디 <운명의 힘>의 돈 알바로 등이 있다. 대표적인 성악가로 플라시도 도밍고, 프랑코 코렐리 등이 있다.

역사 속에서 가장 추앙받는 테너의 이야기를 해보자. 이탈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테너 성악가로, '20세기 최고의 테너' 또는 '테너의 제왕'으로 불리는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 1873~1921)는 오페라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한명으로 음반 녹음 기술이 탄생된 초창기에 활동하며 음악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최초의 글로벌 슈퍼스타였던 카루소는 축음기와 녹음 기술이 발전하던 시기에 자신의 목소리를 음반으로 남긴 최초의 유명 성악가로, 그가 만든 음반은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일반 가정에도 오페라 음악을 보급하여 그를 국제적인 스타로 만들었다. 카루소의 목소리는 파워, 음역, 감정 표현력이 매우 뛰어나 즉시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음색을 지녔으며 그의 음성은 낮은 음역에서도 풍부하고 따뜻한 울림을 자랑했다. 벨칸토 오페라부터 베르디, 푸치니 등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에서 광범위한 역할을 소화했다. 그의 가장 유명한 녹음 중 하나는 푸치니의 오페라 <팔리아치> 중 아리아 '의상을 입어라(Vesti la giubba)'로, 이는 세계 최초로 100만 장 이상 판매된 음반 중 하나이다. 카루소 이후, 주세페 디 스테파노, 프랑코 코렐리, 유시 비욜링, 마리오 델 모나코를 비롯해 수려한 음성과 빼어난 비주얼로 스타성을 드러낸 테너들이 등장하며, 오페라 무대뿐만 아니라, 음반과 영상 매체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스타로 등극했다.
이후 1990년대 '3테너(The Three Tenors)' 등장과 함께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는 다시 한번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오페라 가수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세 명의 전설적인 테너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로 2005년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 이탈리아 출신 파바로티는 '하이 C의 제왕'이라 불리며 밝고 매끄러운 음색과 폭발적인 고음으로 유명했고 플라시도 도밍고는 스페인 출신으로 힘과 서정성을 겸비한 스핀토 테너로, 방대한 레퍼토리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지금은 지휘자와 제작자로 오페라계의 거성으로 존재하고 있다. 호세 카레라스 역시 스페인 출신으로 부드럽고 서정적인 음색이 특징인 리릭 테너이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
<Tip> 추천 음반
-1990년 7월 7일 로마 월드컵 결승전 전야제 기념 공연
-주빈 메타의 지휘로 '3 테너'인 호세 카레라스,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연주로 로마 카라칼라에서 열렸으며, 데가에서 출시한 공연 실황 음반은 클래식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