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 쏜다”…‘지원금 전쟁’ 시작됐나?

김현주 2025. 12. 11. 06:4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은군 1인당 60만원 지급 발표…괴산·영동 이어 ‘정책 대응전’ 본격화
지역 간 비교 심리·인구 감소 위기 겹치며 ‘농촌형 현금정책’ 확산 조짐

충북 농촌 지역에서 민생지원금 지급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 선정에서 제외된 지자체들이 잇달아 직접 지원금 정책 카드를 꺼내 들면서, 지역 간 비교 심리와 인구 감소 위기가 촉발한 새로운 정책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충북 농촌 지자체의 민생지원금 경쟁은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파급력, 지역 간 형평성 문제, 인구소멸 위기, 정치적 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게티이미지
괴산군·영동군에 이어 보은군이 내년 상반기 전 군민 대상 1인당 60만원 지급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충북 주요 농촌 지역들이 일제히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옥천군만이 유일하게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2년간 월 15만원(지역화폐)을 지급받게 되자, 주변 군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이 정책 확산의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보은군 “두 차례에 걸쳐 1인당 60만원 지급”…비교 심리 고려한 결정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재형 보은군수는 “내년 설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모든 군민에게 30만원씩, 총 6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최 군수는 특히 “옥천군민에게는 2년 동안 월 15만원의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상황에서 보은군민 사이에 형성된 박탈감과 불만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원금을 두 차례로 나누는 이유에 대해 보은군은 위장전입 방지와 정주 인구 유지를 꼽았다.

전액 군비로 진행되지만, 약 960억원 규모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마련돼 있어 재원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은군 인구 3만1000여명을 기준으로 하면 전체 사업비는 약 188억원에 달한다.

◆왜 농촌에서만 ‘직접지원금 경쟁’ 벌어지나?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한정된 몇 곳에만 적용되면서, 인접 지역 간 정책 형평성 문제와 지역 간 비교 심리가 급속히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경제 전문가는 “기본소득이 시행되는 지역 바로 옆에서 사는 주민들은 박탈감을 느끼기 쉽다”며 “보은군의 결정은 지역 소비 유지와 인구 유출 지연을 위한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범지역 선정 여부가 지역 재정정책의 중요한 변수가 되면서, 지자체 간 지원금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중앙정부의 시범사업 구조가 지방정부 간 ‘정책 경쟁’을 촉발한 게 사실”이라며 “특히 한정된 예산으로 서로 다른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내놓는 현상은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원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문제는 주민들의 ‘기대 형성’”이라며 “한 번 지급하면 주변 지자체와 비교하며 지속적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 재정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민심 달래기형 지원금, 단기 처방일 뿐”…인구 감소 해결에는 한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실효성이 있으나, 구조적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원금은 불만 해소에는 효과적이지만 근본적 인구 감소 문제의 해법은 되지 않고, 장기적 정주 여건 개선 정책과 병행되어야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자체 간 경쟁이 촉발된 것 자체가 농촌 인구 유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신호다. 직·간접적 기본소득형 정책이 지역 결속과 주민 유지에는 일정 효과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민심을 안정시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재정 전략과 정주환경 개선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일회성 포퓰리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게티이미지
정치적 해석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에서 이런 현금성 정책은 전형적인 민심 관리 전략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인접 지자체와의 비교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

보은군의 결정은 단순한 지원금 지급을 넘어 농촌 지역에서 기본소득형 지원의 확산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다만 지자체 재정력 격차 확대, 지원금 경쟁의 제도화, 지속 가능성 문제 등이 남은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보은군의 민생지원금은 옥천군 기본소득에 대응하는 전략이자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이런 형태의 정책 경쟁이 지속되면 지방재정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충북 농촌 지자체의 민생지원금 경쟁은 기본소득 시범사업의 파급력, 지역 간 형평성 문제, 인구소멸 위기, 정치적 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민심을 안정시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재정 전략과 정주환경 개선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일회성 포퓰리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