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노트르담 대성당에 ’21세기 스테인드글라스' 설치 논란

파리/원선우 특파원 2025. 12. 11.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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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1 경쟁률 뚫은 작품 전시에
문화재단체 “19세기 작품 유지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21세기 작품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두고 현지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345년 완공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화재 이후 5년간 복원을 거쳐 지난해 12월 재개관했다. 그런데 화재에도 살아남은 19세기 스테인드글라스 일부를 교체하기로 하면서, 일부 문화계에서 반발이 이는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12~13세기 고딕 양식 성당에 도입된 색유리창으로, 자연빛이 들어오면서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고전 성당의 핵심 예술이자 상징이다.

X(옛 트위터)

10일 파리의 전통 박람회장인 ‘그랑 팔레’의 전시장엔 높이 7m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 모형 6점이 걸렸다. 프랑스 정부의 공모전에서 당선한 작가 클레르 타부레(44)의 작품으로, 신약성경 ‘사도행전’에 기록된 성령 강림 장면을 과감한 원색으로 그려냈다.

이번 공모전은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가 “우리가 모두 상처로 느낀 2019년 화재의 흔적을 복원된 건물에 새기고 싶다”며 노트르담 대성당에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 설치를 요청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진행됐다.

파리 교구는 공모전에서 ‘오순절(예수 부활 50일째) 성령 강림’을 주제로 내걸었고, 10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참가해 경쟁을 벌였다. 세부 주제는 ‘한곳에 모인 사도들’ ‘갑자기 하늘에서 난 소리’ ‘강한 바람’ ‘불꽃 같은 혀’ ‘마음이 찔림’ ‘성령이 준 방언’ 등 6개였다. 타부레는 스스로 비종교인이라면서도 “이 주제의 아름다움과 시적인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하지만, 최종 선정된 타부레 작품 전시가 시작되면서 ‘과거 문화재 보존이 먼저다’ ‘현재와의 조화도 의미가 있다’는 토론이 격렬해지고 있다. 타부레의 작품은 스테인드글라스 실물 제작을 거쳐 내년 12월 노트르담 대성당 남쪽 회랑에 설치될 예정이다. 현재 설치돼 있는 19세기 건축가 외젠 비올레 르뒤크(1814~1879)의 작품은 철거된다.

문화재 보호 단체들과 예술 잡지 ‘라 트리뷴 드 라르’ 등은 “르뒤크의 작품은 전체 성당의 통일성을 고려해서 설계한 것”이라며 “대성당을 화재 이전으로 되돌린다면서 건물의 필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무슨 의미냐”고 비판했다. ‘원형 복원’이라는 문화재 보존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관련 서명 운동엔 30만명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하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의 역사가 ‘복원과 재구성’ 그 자체였다는 반론도 있다. 대성당은 프랑스 대혁명기(1789~1799), 가톨릭이 구체제(앙시앵레짐)로 지목되면서 상당 부분 파괴됐다. 1804년 나폴레옹이 대관식을 이곳에서 열면서 잠시 정비했지만, 나폴레옹 전쟁 등 극심한 혼란으로 방치되면서 외양간으로 쓰이는 ‘파리의 흉물’로 전락했다.

그러다가 ‘레미제라블’로 유명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1831)가 인기를 얻으면서 대대적인 복원 사업이 시작됐다. 1840~1860년대 복원을 주도한 사람이 르뒤크로, 현재 대성당의 모습은 대부분 이때 복원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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