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해외 건조 군함 허용 2척…갈 길 먼 ‘마스가’

작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해군 함정 건조를 수주(受注)할 것이라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기대가 높아져 왔지만, 워싱턴의 법적 현실은 냉혹했다. 미 의회가 지난 7일 합의한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최종안은 미 군함의 해외 건조 빗장을 여전히 단단히 걸어 잠근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수권법은 매년 미국의 한 해 국방 예산 규모와 핵심 안보 정책을 규정하는 국방 분야 최상위 법안이다.
3086페이지 분량의 ‘2026 NDAA’ 원문에 따르면,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으로 해외에서 건조할 수 있는 군함을 ‘단 2척(Not more than two)’으로 못 박았다. 이마저도 한국이 기대하는 주력 전투함(구축함 등)이 아닌, 미사일 방어 시험을 위한 비전투 지원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의회는 미사일 계측 범위 안전 선박의 설계 및 건조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국방수권법안 1656조에서 미사일방어청(MDA)과 교통부(DOT)가 추진하는 선박 건조 사업을 언급하며 “미 연방법 제10편 8679조에도 불구하고, 해당 선박 2척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방법 8679조는 “미 해군 함정의 선체와 주요 구성품은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내용으로 ‘번스-톨레프슨법’이라고도 불린다. 법안이 굳이 “8679조에도 불구하고(적용하지 않고)”라는 단서를 단 것은, 해외 군함 건조 금지 조항이 2026년에도 미 국방 예산 전체를 지배하는 ‘상수(常數)’임을 사실상 의회가 재확인한 것이다.
그마저도 의회는 해외 군함 건조 허용 범위를 ‘2척 이내’로 엄격히 제한했다. 전면적인 시장 개방이 아니라, 미국 내 건조 역량이 부족한 시급한 물량에 대해서만 사실상의 ‘핀셋 예외’를 인정한 셈이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자료 등에 따르면, 예외로 풀린 ‘2척’ 역시 한국 조선소가 경쟁력을 가진 이지스 구축함이나 잠수함이 아니라 미사일방어청이 미사일 요격 시험 시 궤적 추적과 안전 통제를 위해 운용하는 ‘미사일 계측 안전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전투함이 아닌 비전투 지원선마저도 ‘2척 이내’로 묶어둔 것은, 한국 등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조선업을 부활시킨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의 자국 조선업 보호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내년도 국방수권법은 해군뿐만 아니라 해안경비대(USCG) 선박과 관련해서도 7213조를 통해 해외 조선소 건조를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다만 법안은 군함의 해외 건조는 막았지만, 해외에서의 유지·보수·정비(MRO)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유지했다. 미 해군의 자체 정비 역량 포화 상태가 안보 위협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해군은 최근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과 잇따라 MRO 계약을 체결하며 수리 물량을 맡기고 있다. 이제 막 열린 MRO 시장에서 신뢰를 쌓으며, 해외 군함 건조를 금지하는 연방법 예외를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우회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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