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두 달째…가자지구는 여전히 ‘죽음의 공포’

유니세프 “충격적 수치 못 벗어나”
이, 인도적 구호 물자 반입 제한
하마스“협정 이행 압박해달라”
가자지구 전쟁 휴전이 두 달째 접어들었지만 휴전이 발효된 지난 10월 한 달간 9000여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전 발효 이후 인도적 지원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가자지구 기근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현지시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약 9300명의 5세 미만 아동이 중증 급성 영양실조로 입원했다. 이는 가장 많았던 지난 8월(1만4000명)보다는 감소한 것이지만 지난 2~3월 일시 휴전 기간의 아동 영양실조율보다는 높았다.
테스 잉그램 유니세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충격적으로 높은 수치”라며 이는 구호물자 유입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잉그램 대변인은 “가자지구 병원에서 체중이 1㎏도 안 되는 신생아를 여러 명 만났다. 그들의 작은 가슴이 살아남기 위해 힘겹게 오르내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급성 영양실조로 입원한 임산부 및 모유 수유부도 8300명에 달했다. 잉그램 대변인은 “앞으로 수개월간 가자지구에서 저체중아가 태어나는 일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유니세프가 휴전 이전보다 더 많은 구호물자를 반입할 수 있게 됐지만 국경 통과 지점에서 화물 반입 지연과 거부, 일부 구호물자 이동 경로 폐쇄, 보안 문제 등이 여전히 장애물로 남아 있다며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모든 이용 가능한 통로가 전면 개방돼야 한다고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유엔 등 구호기관들은 이스라엘이 인도적 물자 반입을 제한하고 있어 가자지구 일부 지역은 여전히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휴전협정에 따라 하루에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600대가 가자지구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유엔은 지난 한 달간 하루 120대의 트럭만 들어갔다고 밝혔다. 여기엔 상업용 트럭은 포함되지 않는다.
가자지구로 유입되는 상업 물자들은 증가해 생필품 시장 가격이 휴전 이전보다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아 가자지구 주민 대다수는 사기 어렵다. 잉그램 대변인은 “고기 가격이 1㎏당 약 20달러(약 3만원)로 대부분 가족이 이런 가격의 식료품에 접근할 수 없다”며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율이 높은 이유”라고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식단 다양성이 부족하고 필수 단백질 공급원도 대부분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유엔 등이 참여하는 식량 안정성 평가시스템 ‘통합식량안보단계’는 가자지구 인구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50만명이 굶주리고 있다며 가자지구에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휴전협정 위반 행위에 대해 국제적 압박이 강화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마스 정치국 소속 후삼 바드란은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계속 위반하는 한 다음 단계는 시작될 수 없다”며 “중재국들에 이스라엘이 휴전 1단계 이행을 완료하도록 압력을 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당국에 따르면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은 최소 738회 휴전협정을 위반했다. 휴전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최소 377명이 사망하고 987명이 다쳤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주요 국경 검문소 개방, 이스라엘 통제 영토에서 팔레스타인인 주택 철거 중단, 가자지구에 대한 추가 지원금 허용 등을 요구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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