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위협·출국 금지…마차도, 노벨 평화상 시상식 불참
노벨연구소 “마차도 오슬로 올 것”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불참했다.
노벨 평화상 시상식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연구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차도가 시상식과 오늘의 행사에는 참석할 수 없더라도 그가 안전하며 우리와 함께 오슬로에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마차도가 이날 오슬로 시청에서 열리는 시상식을 가진 못하더라도 오슬로 방문은 진행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차도는 당초 시상식에 참석하려다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노벨연구소는 전날 마차도 기자회견 일정을 잡아뒀다가 회견 시간을 한 차례 미룬 후 행사를 아예 취소했다.
마차도가 머물고 있는 곳은 시상식 당일까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엑스에 반체제 활동을 함께해온 동료 알프레도 디아스의 옥중 사망 소식을 전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SNS 활동도 중단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에서 지명수배를 받아 지난해 말부터 은신한 그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취임 반대 시위 현장에 머리에 헬멧을 쓴 채 ‘깜짝’ 등장했고,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인 마차도는 권위주의적인 마두로 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해왔다. 2011~2014년 국회의장을 지내고 지난해 대선 야권 후보에 도전했다. 그러나 공직 출마 금지 조치를 받고 후보직을 에드문도 우루티아 곤살레스에게 넘겨줬다. 노벨위원회는 그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점점 어둠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불꽃을 계속 지키는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마차도에 대해 10년간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마차도가 어떻게 노르웨이로 입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페인으로 망명한 우루티아 곤살레스처럼 마차도도 망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마차도는 앞서 “내가 베네수엘라를 떠나면 마두로에게 나라를 넘겨주는 것”이라며 자국에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츠키, 아웅산 수지 전 미얀마 국가고문 등 노벨 평화상 수상자도 각 정부의 탄압으로 시상식에 불참했다.
마차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수상자 선정이 정치적으로 이뤄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는 지난 10월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이 상을 고통받는 베네수엘라 국민과 우리의 대의를 지지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전날 오슬로 시내에서는 그의 수상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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