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예산 두고 희비…전북 선두, 인천은 제자리
연구·실시설계비로 활용 예정
인천, 국비 한 푼도 확보 못해
인천대 '의대·의전원' 검토 중
경실련 “정치권 적극 지원을”

내년도 공공의대 설립 예산을 두고 인천과 전북의 희비가 엇갈렸다.
관련 예산을 확보한 전북은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국비를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한 인천은 공공의대 설립 사업이 안갯속으로 빠지는 형국이다.
10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전북도는 내년도 정부 본예산에 반영된 '공공의료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 국비 39억원을 전북 공공의대 설립 연구비(3억원)와 실시설계비(36억원)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인천과 전북, 서울 등 여러 지역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은 2018년에 문 닫은 서남대 부지에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형태로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전북이 공공의대 유치 경쟁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 보건복지부의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서 의대 정원이 확정되고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 해당 지역에 전국 최초 공공의대가 들어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공의대는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은 학생이 졸업 이후 10년간 지역 공공보건의료 현장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지역에 안정적으로 의료 인력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전북도 관계자는 "내년에 관련 법안 통과 등 과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하반기에라도 공공의대 설립을 곧바로 추진할 수 있도록 국비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의과대학이나 의전원 등 구체적 설립 형태와 규모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내년도 국비를 확보하지 못한 인천은 추진 동력을 잃은 상태다.
공공의대 설립 근거가 담긴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서구갑) 의원이 발의한 지 1년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인천지역 치료 가능 사망률은 202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49.5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 충북(49.94명)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은 48.14명으로 전국에서 5번째로 높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대는 공공의대 설립 모델로 의과대학과 의전원을 모두 검토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의전원 교육 과정은 4년으로 의과대학(6년)보다 짧아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에 의료 인력을 양성·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천대 관계자는 "최근 의대생들이 합격하고도 더 좋은 의대로 편입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의전원이 입학자 이탈을 막고 교육 과정도 짧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려 한다"며 "내년에 인천 공공의대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형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서는 다른 지자체와 통합 법안을 마련하는 등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 지원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인천대로 한정된 공공의대 설립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려워 다른 법안과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여전히 지역 정치권은 무관심하다"며 "정치권은 지역사회와 협의해 인천형 공공의대 모델을 하루빨리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변성원 기자 bsw90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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