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車관세 막아줬더니 ‘주35시간’ 내놔라는 勞

임주희 2025. 12. 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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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새 지부장으로 '주 35시간제' 도입을 내건 이종철 후보가 당선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국내 생산 현대자동차 차량에 대한 대미 수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관보에 게시(12월 4일)한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이와 관련,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유연한 노동 환경은 한국이 아·태 지역 비즈니스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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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강성 새 노조위원장 당선
즉시 전담팀 구성 사측 압박 예고
노동생산성 하위권… ‘탈한국’ 우려
구호 외치는 현대차 노조.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새 지부장으로 ‘주 35시간제’ 도입을 내건 이종철 후보가 당선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가 국내 생산 현대자동차 차량에 대한 대미 수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관보에 게시(12월 4일)한 게 불과 일주일 전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부터 미국 수출 차량에 25%의 관세를 부과 받았고, 지난 3분기에 부담한 관세 손실만 무려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차 관세를 낮추기 위해 미국에 3500억달러(약 514조원)에 이르는 투자를 약속했고,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세부 협상에 상당한 진통을 겪었었다. 당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우리 정부는 치열한 릴레이 협상 끝에 관세를 낮출 수 있었다.

민관의 이 같은 각고의 노력 끝에 회사는 겨우 수조원의 관세 손실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현대차 노조는 당장 사측에 주 35시간제 압박을 가할 기세다.

전문가들은 첨단산업 패권 다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와중에,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이 결국 기업의 ‘탈(脫)한국화’을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1대 임원 선거에서 이 후보가 1만7879표(54.58%)를 얻어 임부규 후보(1만4228표, 43.44%)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10일 밝혔다.

1996년 금속연대 소속으로 현대차에 입사한 이 후보는 2008년 ‘노동법 개정 반대 투쟁’ 관련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강성으로 평가돼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퇴직금 누진제 도입, 상여금 800% 쟁취, 주 35시간제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공약 이행을 위해 즉시 전담팀을 꾸리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는 이미 국내 생산공장의 인건비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이 같은 노조의 압박이 기업의 경영 환경을 더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이와 관련,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유연한 노동 환경은 한국이 아·태 지역 비즈니스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노동생산성은 6만5000달러로 2023년 기준 OECD 36개국 중 22위에 머물러 있다. 이들은 당시 보고서에서 주 4.5일제가 시행될 경우 순위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과 달리 중국 등 주요국은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오히려 유연한 근로시간을 허용하는 추세다. 중국 기업들은 사실상 ‘8·9·6 근무제’(오전 8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 6일 근무)까지 시행하며 첨단 산업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 역시 주 4.5일제 도입 기업을 지원하겠다며 예산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 “임금 감소가 없이 4.5일제로 가야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선 노조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요구를 고수하면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는 경영하기 여건이 까다롭다. 임단협도 일 년 마다하며 노조로 인해 일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수차례 벌어진다”며 “기업하기 좋은 국가를 만들지 않으면 굴지의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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