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6000개 풀었는데 중국은 고작 1000개…기울어진 관세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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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년을 맞아 양국 정부가 개정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외 무역환경 변화에 맞춰 협정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고 중국의 기술 자립이 빠르게 진행된 만큼 이제 한국이 서비스 무역 분야에서 중국 시장 개방을 얻어내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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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중국과 FTA 2단계 협상인 서비스·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중국 진출에 유망한 분야로 여행·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꼽는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은 “한국에 오는 중국 관광객을 중국 여행사만 데려올 수 있고 한국 여행사의 영업은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콘텐츠로 잘할 수 있는 서비스 분야인데, 막혀 있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중국팀장은 “한국 가수들이 중국에서 공연 수익을 올리는 과정에도 각종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K콘텐츠 산업의 원활한 진출과 확장을 위해서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협상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1차 한중 FTA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허 품목 수와 속도 측면에서 한국보다 중국에 유리하게 협상이 체결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강금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를 매기지 않겠다고 한 품목 수는 전체의 95.2%인데, 중국이 한국 제품에 대해 양허한 비중은 92.2%로 3%포인트가량 낮다”고 말했다.
관세 인하도 중국이 더 느리게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FTA를 체결하면서 즉시 철폐한 품목이 6000개가 넘는데, 중국은 1000여 개에 불과하다”며 “20년 내에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품목도 한국은 1만1000여 개, 중국은 7000여 개로 차이가 난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구조 속에 중국발 공급 과잉의 타격을 특히 심하게 입은 국내 철강·석유화학 산업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됐다는 얘기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한중 협상이 서비스 산업에 대한 협상인 만큼 상품까지 범위를 넓히기는 쉽지 않겠지만, 불리한 여건은 최대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한국 무역 시장을 개방할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처음 중국과 FTA를 체결한 것은 한국산 소재·부품·장비의 대중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 기술력이 한국을 따라잡으면서 공급망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가 앞선 분야는 격차를 더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중국이 한국의 제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상품 무역을) 줄이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며 “오히려 중국 제조업이 한국을 완전히 따라잡기 전에 중국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배우고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전기차나 반도체처럼 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접근법에서 벗어나 각 산업의 가치사슬 속에서 중국이 한국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지점을 면밀히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아가 이러한 분야의 기술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 진출과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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