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어놓고 무관심…흉물 된 체육시설

곽안나 기자 2025. 12. 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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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장제고가교 하부 농구장
시, 임의 설치…15년 넘게 방치
소음·분진 유입…접근성 열악
폐기물만 쌓여 철거 불가피 지적
구, 시에 “원상복구 조치” 요청
▲ 인천 부평구 장제고가교 하부공간에 방치된 농구장이 흉물로 전락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사거리를 가로 지르는 차들과 그 위로 길게 뻗은 고가. 주변엔 크고 작은 공장들이 자리 잡았고 인적은 드물었다.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를 잇는 장제고가교(옛 천대고가교) 아래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주차된 차량 몇 대와 바람에 나뒹구는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들이 눈에 띄었다.
▲ 인천 부평구 장제고가교 하부공간에 설치된 농구장 안에 각종 폐기물이 나뒹굴고 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 인천 부평구 장제고가교 하부공간에 설치된 농구장이 잠겨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하부공간 안쪽으론 꽤 커다란 공간이 낡은 철제 펜스에 둘러싸여 있었다. 펜스에는 '폐기물 무단투기 금지 적발 즉시 단속'이라는 빛바랜 현수막이 걸렸고, 입구로 보이는 문은 자물쇠에 의해 굳게 닫혔다. 펜스 너머로 보이는 녹슨 흰색 골대만이 이곳이 한때 농구장이었음을 알려줬다.
▲ 인천 부평구 장제고가교 하부공간에 방치된 농구장 모습.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 인천 부평구 장제고가교 하부공간에 방치된 농구장이 흉물로 전락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지자체의 무관심 속 시민들을 위해 지어진 지역 체육시설이 방치돼 흉물로 전락했다.

10일 인천시와 부평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8월 시 종합건설본부는 부평구 장제고가교 하부에 체육시설인 농구장을 설치했다.

'인천시 사무위임조례'에 따라 시 종합건설본부는 20m 이상 도로의 도로시설물(교량 및 터널)을 관리하고, 기타 시 소유 행정재산 관리는 구청장에 위임하고 있다.

해당 시설물은 도로법 제61조(도로의 점용 허가) 또는 제107조(다른 사업 시행에 따른 협의 또는 승인)에 따라 기관 간 허가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 임의로 설치됐으며, 부평구로의 별다른 이관 작업도 거치지 않았다.

이후 공간 특성상 소음 및 분진 유입이 있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체육시설물 부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일었다. 여기에 더해 관리·감독 소홀로 시설물이 방치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예지(민, 비례) 부평구의원은 "15년 넘게 방치된 하부공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인천시는 책임있는 조치를 내놓아야 하고, 부평구도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실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부평구는 시에서 농구골대, 바닥 포장, 펜스 철거 등 즉각적인 원상복구 조치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시에서 허가나 협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설치했으니 원상복구 의무도 원인자에게 있다"며 "이달 중순까지 조치 계획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부평구로부터 원상복구 요청 의견을 전달받았다"라며 "검토해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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