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청소년 SNS 금지법’ 찬반 논란 계속···전면 금지가 해결책 될 수 있을까

배시은 기자 2025. 12. 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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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접속을 차단하는 정책이 시행된 호주에서 10일(현지시간) 한 청소년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호주 정부가 10일(현지시간)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접속을 차단했다. 세계 최초로 SNS 금지법을 시행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중, 온라인상의 유해 요소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호주 정부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냅챗, 유튜브, 틱톡 등 SNS 플랫폼은 이날부터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개설과 접속을 막는 합리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을 시 최대 4850만호주달러(약 484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호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정책이 “아이들이 그저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부모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 알라이모 페어리디킨슨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연구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SNS와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악화했다는 연구 결과에 압도적으로 동의했다”며 “스마트폰과 SNS는 아이들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고 중독 및 주의력 문제와 연관이 있으며 여성 청소년의 경우 신체에 관한 불만족 및 성범죄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를 반대하는 이들은 표현의 자유, 정보 접근의 자유 등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소수민족이나 장애인, 성소수자 등 취약계층이 정보에 접근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청소년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호주 시민단체 마이너스18이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는 “SNS 금지가 커뮤니티를 단절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8일 호주 시드니에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금지 조치가 실효성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청소년들이 더 비밀스럽게 SNS를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날 “많은 청소년이 법을 우회할 방법을 찾을 것이 분명하다”며 “금지 조치는 이들이 비밀스럽게 동일한 위험에 계속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 정부는 젊은이들에게 SNS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 도구를 제공해야 하고, SNS 플랫폼이 사용자의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호주 인권위원회도 정부의 이번 조치에 관해 “아동 및 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을 고려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아동을 보호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덜 제한적인 선택지가 있다면 그것을 선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오는 24일까지 청소년 SNS 금지 조치의 시행 현황과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발표할 예정이다.

호주 비영리 민간단체인 ‘디지털 자유 프로젝트’는 10대 청소년 2명과 함께 고등법원에 해당 법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냈다. 현지 언론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 기업 레딧이 해당 조치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호주 정부가 청소년 SNS 금지 조치를 단행하며 다른 국가들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7월 미성년자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자체적인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15세 미만, 말레이시아와 뉴질랜드도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계정을 차단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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