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내 동료가 돼라”고 한다면
저마다 “내 편에 서라”고 하지만
다 잘 관리해야 하는 곤란한 처지
불확실한 안보 환경 대응책 중요
“너, 내 동료가 돼라.”

올해 내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 패권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미국이 관세를 높이면 중국도 추가 관세로 맞불을 놓았다. 양국이 공을 주고받으니 대중국 관세는 145%, 대미 관세는 125%로 높아졌다. 중국은 희토류와 대두를 카드로 썼다. 미국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과 틱톡 미국 사업권을 쥐고 흔들었다.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10월 양국 정상이 담판을 짓고 일단 충돌을 1년 뒤로 미뤘다. ‘일시적 휴전’ 상태일 뿐 미국과 중국은 언제든 다시 싸울 수 있다.
중국과 일본 사이도 악화일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일본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이 중국의 ‘역린’을 건드렸다. 중국은 일본 여행·여행 자제령, 일본 영화 상영 중단,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 조치를 가하며 일본에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은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철회를 거부했다. 중국 항공모함이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활동하고, 일본은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일련의 사태에서 미·중·일이 ‘동료’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대결에서 한국이 미국 편에 서기를 기대한다. 핵추진잠수함을 허용한 것도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힘을 보태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USS 조지 워싱턴호에 승선해 동맹 결속을 과시했다.
중국은 일본과 한국을 갈라치기하며 은근슬쩍 한국과 가까워지려 한다. 지난달 중국 외교부는 독도 문제에서 “일본의 많은 악성 언행은 주변 국가의 경계와 불만, 항의를 유발하고 있다”며 한국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 대통령은 내년 중국 방문 요청도 받았다.
일본은 중국과의 갈등에서 미국이 일본을 지지해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은 주미일본대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 “다카이치 총리에 더 많은 지지를 표명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서도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습이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요 20개국(G20) 등 외교 무대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각국이 필요에 따라 한국에 기대하는 바가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미·중 관계든, 중·일 관계든 ‘잘 관리하겠다’고 한다. 이재명정부의 ‘국익외교’ 기조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쪽 편을 들 수 없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이 해야 할 일은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전략을 세우고 대비책을 세워두는 것이다. 한국은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어쩌면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 어떤 선택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따라오는 결과도 있을 수 있다. 지금 동북아 안보 상황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 북한 핵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직면한 과제는 다층적이다. 중국의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 제재 시도와 중·일 갈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 사례에서 보듯 피아(彼我)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선택에 따라 한국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모를 일이다.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이진경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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