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의 AI 검색 ‘반독점 조사’ 시작…트럼프 반응 주목

김지은 기자 2025. 12. 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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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깃발 앞에 구글 로고를 띄운 스마트폰을 그린 일러스트. 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온라인 콘텐츠 및 유튜브 동영상을 인공지능(AI) 생성 검색 결과에 노출하고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활용한 것과 관련해 미국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다. 유럽연합의 기술 관련 규정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시작된 조사인 만큼 미국 쪽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데페아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반독점 규제기관은 구글이 언론사 웹사이트 등 다른 온라인 콘텐츠 생산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거나, 지배적 검색 엔진 시장 지위를 악용해 콘텐츠가 구글 인공지능 검색에 활용되는 것을 사실상 강요한 게 아닌지 조사한다. 이는 구글 검색이 인공지능 생성 요약 서비스인 ‘AI 오버뷰’와 관련된 내용인데, 구글이 ‘AI 오버뷰’를 도입하면서 검색에 대한 온라인 페이지를 직접 링크하기보다 콘텐츠 요약을 먼저 표시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해당 웹사이트로의 유입을 감소시키고, 그로 인해 해당 사이트의 광고 수익 등이 감소하는 결과를 불러 미디어 등 콘텐츠 생산자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유럽연합은 또 구글이 자체 플랫폼인 유튜브 동영상을 콘텐츠 제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거나 자신의 콘텐츠가 활용되는 것을 거부할 선택권을 주지 않은 채 생성 인공지능 모델 훈련에 사용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동시에 구글이 유튜브 콘텐츠를 사용해 경쟁사들이 인공지능 모델 훈련을 금지하는 관행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반독점 책임자 테레사 리베라는 이날 회견에서 “구글이 검색 엔진으로서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 (콘텐츠) 생산자를 상대로 불공정한 거래 환경을 만들어 그들의 온라인 콘텐츠를 자체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AI오버뷰)에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많은 (온라인 콘텐츠) 생산자는 사용자 트래픽을 위해 구글 검색에 의존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한 접근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쪽은 “이번 조사는 온라인 언론과 기타 콘텐츠 제작자를 보호하고 새로운 인공지능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보여주는 신호”라고 밝혔다.

구글은 즉각 반박했다. 구글은 이날 “이번 조사는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혁신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며 “유럽인들은 최신 기술의 혜택을 누릴 자격이 있으며 인공지능 시대로 전환하는 뉴스 및 크리에이티브 업계와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구글이 유럽연합의 반독점 규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연간 매출의 10%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데, 조사의 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자사 온라인 광고 서비스를 우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는 점이 인정돼 유럽연합으로부터 29억5000만유로(약 5조61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렀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불공정한 벌칙을 무효로 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301조 절차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지금도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연합이 기술 규정을 완화할 때까지 유럽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50% 관세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 밖에도 유럽연합으로부터 95억유로(약 16조24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온라인 광고 부문 관련해 부과됐던 14억9000만유로 과징금은 지난해 법원에서 취소됐다.

이런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도 유럽연합은 빅테크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늦출 기세가 아니다. 유럽연합은 4일 메타의 왓츠앱이 다른 업체의 인공기능 챗봇을 차단했다는 이유로 반독점 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5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디지털서비스법(DSA)의 투명성 규정을 위반했다며 1억2천만유로(약 2060억원)의 과징금을 매긴 바 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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