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끌어내린 시리아의 1년…사회 통합·경제 재건 과제로
종파 간 갈등 탓 폭력사태·일자리 부족 등 국내 문제는 해결 못해
대통령 권한 과도·선출 안 된 의회 등 민주주의 논의 부재 지적도
8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하늘에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음악이 울려 퍼졌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들었고 탱크와 헬리콥터가 등장하는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거리 광고판엔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 “어둠의 시대는 끝났다”는 문구가 걸렸다.
1년 전 이날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반군을 이끌고 다마스쿠스에 진입해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축출했다.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 때부터 지속된 알아사드 가문의 53년 독재를 끝낸 역사적 순간이었다. 독재 기간 중 14년간 지속된 내전으로 60만명 가까이 사망했으며 수백만명이 피란을 떠났다.
이날 알샤라 대통령은 반군 시절 착용했던 옷을 입고 군중 앞에 섰다. 그는 “폭정과 독재의 시대에서 영원히 벗어나 정의, 자비, 평화로운 공존을 기반으로 하는 밝은 새 새벽을 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리아는 미래가 유망하며 아랍 및 국제사회에서 지위를 회복하고 있는 강력한 국가”라며 “가장 진보한 국가의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시리아는 정상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샤라 대통령의 지난 1년은 ‘대외적 성공, 대내적 불안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알카에다 출신인 알샤라 대통령은 ‘테러리스트’의 이미지를 벗고 국제무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9월 시리아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 11월엔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첫 시리아 대통령이 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맞잡았다. 가디언은 알샤라 대통령이 지난 1월 공식 취임한 후 13개국을 총 21차례 순방했다며 악수 횟수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알샤라 대통령이 ‘올해의 외교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광폭의 외교 행보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제재 완화 및 철회를 이끌어내며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은 시리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담은 ‘시저법’ 집행을 유예한 데 이어 법 폐지를 추진 중이다.
시리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0억달러(약 8조8300억원) 투자 약속을 받아냈고, 카타르는 시리아의 석유·가스 산업 재건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화려한 대외 행보와 달리 내부적으로는 오랜 내전으로 분열된 사회를 통합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해외 투자 약속 또한 시리아 내부 안정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제적 재건과 사회 통합은 연결돼 있다. 시리아에선 종파 간 갈등으로 심각한 폭력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7월 남부 스웨이다에서 드루즈족과 정부군의 충돌로 드루즈족 수백명이 사망했다. 북부에서는 쿠르드족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알샤라 대통령은 치솟는 물가와 부족한 일자리 등 심각한 경제난도 해결해야 한다. 서방의 제재가 대부분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재건 현장 등에선 별다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주민들은 내전으로 무너진 주택을 개인 비용으로 재건하고 있다. 주민 에타브 알하와리는 “정부는 텅 빈 나라를 물려받았다. 은행은 텅 비어 있고 인프라는 파괴됐고 집은 약탈당했다”고 말했다.
시리아 사회 재건 과정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리아의 새 헌법은 대통령에게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의회는 국민의 직접 투표 없이 구성됐다. 후보선정위원회가 의회 의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국회의원 후보를 지명했고 나머지 3분의 1은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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