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영토 양보 절대 안 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유럽 정상들과의 회동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어떤 영토도 넘길 수 없다고 다시 못 박았다. 미국이 러시아의 영토 요구에 대해 ‘타협’을 모색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에 우크라이나가 이런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최근 미국 중재로 재개된 평화협상도 또다시 좌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 총리 관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4자 정상회담을 한 뒤 평화협상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28개 항목이던 미국 주도의 평화협정안 초안이 최근 20개 항목으로 줄었으며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조항들은 대부분 빠졌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중재한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는 이유로 영토 문제를 지목했다. 러시아가 장악하지 못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역을 우크라이나가 포기해야 한다는 요구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러시아가 영토 포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단 한 뼘도 내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은 전장과 외교무대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버티고 있고 러시아 경제는 흔들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젤렌스키는 쓸 카드가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러 협상 대표단이 마련한 새 평화안을 “아직 읽지도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액시오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영토 할양을 포함한 추가 양보를 압박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4자 정상회담에서는 전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과 재건 구상도 논의됐다. 특히 유럽연합이 러시아 동결자산을 담보로 약 2000억유로(약 342조2080억원) 규모의 배상 대출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동결자산 대부분을 보유한 벨기에는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행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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