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참사에 민심 이탈"…홍콩 선거서 친중 정당 지지율 급감
【 앵커 】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한 홍콩에서 치러진 입법회, 우리 식으로 말하면 국회의원 선거 결과, 모두 친중 성향 인물이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투표율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았고, 친중 진영 대표 정당인 민건련의 득표수도 4년 전보다 떨어져 민심 이반이 심화되고 있음을 반증했습니다.
홍원기 월드리포터입니다.
【 리포터 】
지난 7일 홍콩 입법회 선거 결과 모든 당선자는 친중 성향 인물로 파악됐습니다.
친중 진영의 대표 정당인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도 26명이 출마해 20명이 당선되면서 최대 정당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만족보다는 우려가 앞섭니다.
민건련의 지역구 득표율은 34%로, 과반을 차지했던 2021년에 비해 급감했습니다.
지지층이 대거 이탈했다는 건데, 지난달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원인으로 보입니다.
선거를 11일 앞두고 화재가 발생하자, 중국과 홍콩 당국은 화재와 관련한 비판을 반중-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하고 단속했습니다.
그러자 합리적인 비판조차 막고 있다며 민주 진영 지지자뿐 아니라 민건련 지지층까지 분노하며 등을 돌렸다는 분석입니다.
[트렌트 헝 / 홍콩 시민 : 정부는 공감 능력을 높이고 국민의 감정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떤 선거든 우리가 선거라고 부르는 어떤 형태든 그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낮은 투표율에서도 읽힙니다.
정부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소를 늘리고 투표 시간을 연장했으며 후보자 토론회 개최 등 전방위적인 선거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최종 투표율은 31.9%로, 역대 최저치였던 2021년 30.2%보다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더구나 유권자 등록 수는 413만 명으로 2021년 447만 명보다 크게 줄었으며, 반대로 무효표는 2배가량 늘었습니다.
[홍콩 시민 : 투표하고 싶지 않아요. 지지하는 후보가 없어요.]
2020년 소위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도록 바뀐 홍콩 선거제도.
하지만 시민의 삶을 돌보지 않는 자칭 애국자들의 행태에, 지지자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월드뉴스 홍원기입니다.
<구성 : 송은미, 영상편집 : 용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