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피해 주민 62% 집에 못 돌아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의심’ 87%…민간 성금 사용 내역 ‘불투명’

지난 3월 경북 산불 피해 주민 10명 중 6명은 여전히 컨테이너 등 임시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주민의 70%가량은 산불 전 소득의 절반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그린피스·녹색전환연구소·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가 9일 공개한 2025 경북 산불 피해주민 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62.4%가 임시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 안동·의성·영덕 지역 산불 피해 주민 3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한 결과이다.
주택 피해를 본 주민의 17.7%는 주택 복구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했다. 비용 부족(42.1%)을 이유로 꼽았다. 감가상각을 적용한 현행 피해 지원금만으로는 실제 주택 신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택을 잃은 주민의 84.2%는 자가 주택 보유자였다.
임대 거주자가 받은 보상은 더 적다. 임대 거주 피해자의 46.2%는 보상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A씨(경북 의성군)는 “세입자여서 500만원만 지원받았다”며 “가재도구나 전자제품, 살림살이 지원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득도 회복되지 못했다. 산불 이전 대비 소득 회복 수준을 물었더니 37.3%가 ‘10% 미만 회복’에 그쳤다고 했다. 10~30% 회복은 11.8%, 30~50%는 21.9%, 50~80% 회복은 18.0%였다. 80~100% 회복은 11.0%에 불과했다.
산불은 주민들의 마음에도 상처를 남겼다. 298명을 대상으로 사건충격척도(IES-R)를 측정한 결과, 약 87%가 PTSD 의심 수준(25점 이상)에 해당했다.
보상을 둘러싼 주민 갈등도 심하다. 응답자의 51.7%는 복구 과정에서 이웃 간 갈등이 발생하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갈등의 원인은 ‘지원금 배분 기준 불공정’(52.0%), ‘지원 수준 자체의 부족’(17.6%), ‘피해 지원 복구 과정에 대한 정보 부족’(14.9%)이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탓도 크다. 산불 피해 복구 지원비를 수령한 피해 주민의 70.0%는 보상비 산정 근거를 알지 못했다.
전국에서 모금된 민간 성금에 대한 정보도 불투명했다. 대부분은 정확한 성금 규모와 배분 과정, 사용 내역을 알지 못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해 만든 특별법에도 주민의 목소리는 배제됐다. 응답자의 80.2%는 ‘특별법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서린 우리함께 활동가는 “향후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에서 피해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는 복구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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