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발견 치명적…조기 진단땐 치료 효과 매우 커

기수희 기자 2025. 12. 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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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수년째 대한민국 암 사망률 1위 차지
60-70대 급증…초기증상 거의 無
1-2기 수술로 완치 기대 가능 단계
금연·환기 등 중요…정기검진도 必
문도식 조선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대한민국 사망 원인 통계에서 수년째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바로 암 사망률 1위가 ‘폐암’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인구 10만명당 약 38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이는 간암(20.4명)이나 대장암(19명)을 압도하는 수치다. 특히 60-70대에서 발병이 급증하는데, 문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점이다.

숫자로 보면 현실은 더 분명해진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수만명이 폐암을 새로 진단받는데, 안타깝게도 절반 가까운 환자가 이미 4기, 즉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반면 암이 폐에 국한된 초기(1-2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은 75-85% 이상으로 높다. 수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단계다. 즉, 늦게 발견하면 치명적이지만 일찍 발견하면 치료 효과가 매우 큰 암이 바로 폐암이다. 문도식 조선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통해 폐암의 증상과 진단, 치료법,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기침·체중감소 등 3주 이상 지속땐 의심

더 큰 문제는 폐암이 ‘비특이적 증상’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감기처럼 기침이 계속되거나, 가래에 피가 조금 섞이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지는 증상은 누구에게나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폐암을 포함한 중증 폐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같은 부위에 폐렴이 반복되거나 목소리가 쉬어서 돌아오지 않는 증상도 중요한 경고 신호다.

◇위험요인 다양…가장 효과적 예방은 ‘금연’

폐암 위험요인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단연 흡연이다.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위험이 10-30배 높다. 하지만 ‘이미 오래 피워서 소용없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금연하면 10-15년 사이에 폐암 위험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지금 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이자 치료의 시작이다.

흡연 외에도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은 많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폐암 발생 위험이 3-4배 높고, 특발성 폐섬유증(IPF) 환자는 5배 이상 높다. 직업성 분진, 규폐증·진폐증 같은 폐 질환도 폐암 위험을 크게 높인다. 미세먼지(PM2.5) 역시 중요한 환경 요인으로, 농도가 10㎍/㎥ 높아질 때마다 폐암 위험이 약 1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리 시 생기는 기름 연기(조리 흄), 환기가 안 되는 공간에서의 장작·숯불 연기 등 실내 오염물질도 위험을 키운다.

◇국가 검진 지원 ‘저선량 흉부 CT’ 활용

이처럼 폐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고 위험요인은 곳곳에 있지만, 다행히 ‘조기 검진’으로 생존율을 크게 바꿀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국가 검진 대상은 만 54-74세 남녀 중 30갑년(매일 1갑씩 30년 흡연)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현재 흡연자, 혹은 금연한 지 15년 이내인 사람이다. 2년에 한 번 촬영하는 이 저선량 CT는 방사선 노출량은 낮추면서도 폐암을 1기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만약 국가 검진 대상이 아니더라도, 기저 폐 질환이 있거나 고령층이라면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저선량 흉부 CT를 촬영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환기 등 일상적 실천으로 위험 줄여야

폐암은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암이다. 금연, 간접흡연 피하기, 미세먼지 심한 날의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 작업 환경 관리 같은 일상적 실천이 위험을 줄인다. 여기에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더해 조기 발견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문도식 조선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늘의 금연과 생활 습관이 10년 뒤 당신의 폐 건강을 결정한다”면서 “폐암이 가장 치명적인 암이라는 통계는 여전하지만, 조기 발견과 예방을 실천한다면 그 결과는 분명히 바꿀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리=기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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