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합성동 모텔 흉기 난동이 드러낸 안전망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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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소재 한 모텔 앞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중학생 두 명이 흉기 난동으로 숨지고 다른 학생 한 명이 크게 다쳤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지 않은 이는 없었다.
20대 피의자는 숙박업소 체크인 전 구매한 흉기를 들고 객실 안에서 10대 세 명을 공격했다.
흉기 난동은 끝났지만, 우리가 외면한 빈틈은 여전히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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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난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소재 한 모텔 앞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유를 설명하기도 어려운 불편함, 말하지 않아도 아는 슬픔 때문이다. 중학생 두 명이 흉기 난동으로 숨지고 다른 학생 한 명이 크게 다쳤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지 않은 이는 없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시민 입에서 자주 나온 말이다.
사건은 잔혹했다. 20대 피의자는 숙박업소 체크인 전 구매한 흉기를 들고 객실 안에서 10대 세 명을 공격했다. 3일 오후 5시 13분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들 모두 흉기에 찔린 채로 발견됐다. 피의자는 범행 후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병원에 가장 먼저 간 쪽은 피해자가 아니었다. 소방은 치료 여건이 되는 병원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송이 가장 일찍 결정된 피의자를 오후 5시 28분 삼성창원병원에 옮겼다. 피해자 가운데 ㄱ 학생은 오후 5시 59분(창원파티마병원), ㄴ 학생은 오후 6시 3분(에스엠지연세병원)에 각각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다. 중상자 ㄷ 학생이 부산대권역외상센터에 당도한 시간은 오후 6시 33분이었다. 결국 ㄱ 학생은 오후 6시 12분, ㄴ 학생은 오후 6시 20분, 피의자는 오후 6시 52분 각각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경찰이 경위를 수사 중이지만, 이번 사건이 성범죄와 연관돼 있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의자는 과거 미성년자를 강간한 혐의로 복역한 전력이 있었으며, 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누범 기간(3년)에 또다시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앞서 2019년 누리소통망(SNS)으로 알게 된 여중생을 불러내 성폭행한 혐의로 2020년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에는 강제추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까지 받았었다.
피의자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아쉽지만, 청소년이 모텔에서 범죄에 노출됐다는 점은 더 근본적인 허점을 드러낸다. 청소년 출입 허용 시설이라 해도 객실 이용자를 확인해야 할 업주는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피의자 단독 투숙으로 알고 있다가 사건이 터진 뒤에야 학생들이 객실을 드나든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모텔 뒷문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어 관리가 사실상 방치됐다.
이번 참극은 한 사람의 잔혹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누범 가능성이 '높음'으로 평가된 인물을 사회가 어떻게 관리했는지, 숙박시설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흉기 난동은 끝났지만, 우리가 외면한 빈틈은 여전히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이 비극 앞에서 해야 할 일은 분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안전망을 다잡겠다는 사회적 약속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최석환 시민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