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없이 2부… 수원 축구, 볼 맛 안난다
수원 삼성, K리그1 진입 꿈 무산
수원FC도 6년만에 K리그2 강등
축구도시 위상 자존심 스크래치

1990~2000년대 초반 한국 축구사에 한 축을 담당했던 ‘축구 수도’ 수원 축구가 침몰했다.
수원시는 아마추어를 비롯해 대학, 프로까지 축구 연계체계가 잘 갖춰진 도시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박지성을 배출한 수원공고를 비롯, 신흥강호 수원고와 매탄고 등 한국 축구의 초석을 다진 곳이다.
1994년 프로축구 K리그가 출범하면서 수원 축구도 기지개를 켰다. 삼성은 1995년 2월 수원시와 연고지 계약을 한 뒤 그해 11월 수원 삼성 블루윙즈축구단을 창단했다. 1996년부터 프로리그에 참가한 수원은 K리그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가장 많은 팬덤을 확보했고, 이는 한국 응원 문화를 탄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수원시는 2002한·일월드컵 개최도시를 위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며 개최 도시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자 ‘1인 1의자 갖기 운동’을 펼치는 등 지금의 월드컵경기장이 완성되기까지 시민들의 도움이 컸다. 이는 우리나라 10개 경기장 가운데 시민과 함께한 유일한 경기장이 됐다.
수원시는 2003년 시민구단인 수원FC를 창단해 축구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수원FC는 2010년 내셔널리그 통합우승으로 실업축구를 평정한 뒤 2012년부터 K리그2에 입문했다. 2016년 K리그1에 올라 큰 경험을 쌓은 뒤 2017년 다시 2부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2021년 K리그1에 재승격하면서 1부 시민구단의 모범이 됐다.
그러나 2025년 12월 8일, 축구 수도가 무너졌다.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모두 지면서 내년 1부 무대에서 볼 수 없어서다.
수원 축구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축구 명가’ 수원 삼성은 3년 연속 K리그2에서 뛰어야 하는 상황을 맞았고, ‘모범 시민구단’ 수원FC도 6년 만에 2부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수원 시민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수원 삼성이나 수원FC의 ‘연고지 더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1부에 팀이 없다는 것이다. 2027년 시즌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모두 1부에 오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신창윤 기자 shincy21@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