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개혁, 저항 불가피”…여당 입법 재차 힘싣기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5. 12. 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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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무회의 주체
우상호 “내란재판부 李의중은
2심부터 적용해 지혜롭다는것”
李, 민주당 지도부 만찬서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통일교를 겨냥해 위법행위를 한 종교단체의 해체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종교의 정치 개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교가 국민의힘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 전현직 의원들에게도 금품을 살포한 정황이 포착됐지만 법과 원칙대로 대응해 헌법의 정교 분리 원칙을 준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특검의 수사 결과를 기반으로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통일교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5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살포 혐의에 민법 38조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민법 38조는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 허가 조건을 위반할 때, 또는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할 때 주무 관청이 법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단순 논란을 넘어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불법성이 입증돼야 한다.

이 대통령이 말한 종교단체 해산은 통일교 자체를 금지하는 게 아니라, 통일교가 가진 각종 법인(재단법인·사단법인·종교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하거나 해산을 명령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조 처장의 보고에 “소관 부처가 해산명령을 하면 해산 효과가 발생하고 정당한지 아닌지 소송하면 취소 효과도 발생한다는 것이냐”며 “일본은 법원에 (해산을) 청구하게 돼있는 모양인데, 우리는 주무 관청이 결정하는군요”라고 반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통일교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은 통일교가 한국은 물론 미국 정치권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해 국익을 해치고 있다는 문제 인식도 일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관세협상이 한창이던 지난 8월 말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한국에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는 글을 쓴 배경에 미국 정계 내 통일교 네트워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교가 미 정계에 한국 정치상황을 전하는 정보 공급 경로로 작용했고, 정상외교의 걸림돌로 작용할 정도로 국익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무회의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앞서) 헌법 20조에 정교분리 조항이 있는데 종교가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에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 알아봐달라고 했고, 그에 대한 확인 과정에서 민법 38조에 의해 주무 관청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며 “특정 종교단체에 대해 지시한 사항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른바 ‘내란세력 척결’을 위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을 포함한 사법개혁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에서는 갈등과 저항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이겨내야 변화가 있다. 그게 바로 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이라는 말의 뜻은 ‘가죽을 벗기는 것’으로, 그만큼 아프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여권의 사법개혁안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법조계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 나와 주목됐다. 이 대통령은 “저항이나 갈등이 없는 개혁은 개혁이 아니다. 이런 일을 해내지 못하면 대체 뭘 할 수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와 용산 대통령실 관저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사법개혁안 보완과 처리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매불쇼에 출연해 사법개혁 관련 발언에 대해 “내란재판부에 관해서도 2심부터 하자는 게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그게 더 지혜롭지 않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수석은 “싸우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개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게 대통령 워딩”이라며 “대통령은 개혁주의자이지만 방법에선 실용주의자인데 당에서 막 하면 ‘요즘 왜 이러냐’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사법개혁에 특정됐다기보단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핵심 분야 구조개혁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공공사업 인건비를 ‘최저임금 기준’으로 책정하는 관행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최저임금이란 ‘이 이하로는 절대로 주면 안 된다’는 금지선”이라며 “사람을 쓰면 적정한 임금을 줘야지 왜 법이 허용하는 최저 액수를 주느냐”며 개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특히 일용직이나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마치 당연한 것처럼 최저임금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와 산하기관 사업의 임금 실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정부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만 퇴직금을 주는 것과 관련해서도 “11개월 15일만 일하는 사람에게는 왜 퇴직금을 안 주느냐”며 개선을 검토하라고 했다.

한편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일 여야 합의로 727조9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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