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재료의 예술·생태적 의미 재조명
[충청타임즈] 플라스틱이라는 재료를 매개로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창조적 해석을 조명하는 전시가 펼쳐진다.
충북 청주시립미술관은 내년 3월8일까지 대청호미술관 전관에서 기획전 '플라스틱 다큐멘터리'를 연다.
이번 전시는 플라스틱을 주제로 동시대 소비문화와 환경문제를 탐구하며 일상 속 재료의 예술·생태적 의미를 재조명한다.
전시에는 전창환과 한석현, 이병찬 등 3명의 작가가 참여해 플라스틱의 두 얼굴인 편리함과 불편함, 풍요와 파괴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성찰한다.
플라스틱 다큐멘터리는 영원히 남는 물질인 플라스틱이 던지는 역설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예술가들은 사라지지 않는 편리함의 그림자 속에서 플라스틱 이후의 시대를 어떤 시선으로 기록할 수 있을지 탐구했다.
작가들은 난분해성 물질이 남긴 흔적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태도와 역할을 성찰하고 동시대의 환경 현실을 시각적으로 기록하는 하나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전시는 INTRO: 플라스틱 가든, 전창환: 희망중립, 한석현: 신선한 플라스틱 상추, 이병찬: 샤머니즘 비닐 크리처 등 4개의 파트로 구성됐다.
첫 번째 파트인 INTRO : 플라스틱 가든은 관람객을 인공과 자연의 경계가 모호한 세계로 초대한다.
관람객들은 사계절의 질서와 무관하게 피어난 정원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지만 곧 그것은 인조식물인 플라스틱 조화임을 깨닫게 된다.

이어 희망중립 파트에서는 폐스티로폼으로 제작된 동물과 인간이 등장한다.
이들은 환경오염의 부산물이자 불멸의 물질인 스티로폼으로 제작돼 인간의 편의가 낳은 생태적 모순을 드러낸다.

그 다음 파트인 신선한 플라스틱 상추는 빠른 소비와 과잉생산의 시대를 비판적으로 반추한다.
짧은 유통기한을 지닌 상추를 플라스틱으로 치환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영원히 신선한 상품을 만들어낸다.

마지막 파트인 샤머니즘 비닐 크리처에서는 일상에서 가장 흔한 포장재인 비닐봉투를 현대사회의 최소 소비 단위로 바라본다.
작가는 이 재료를 이용해 생명체 같지만 어딘가 불안정한 크리처(Creature)를 만든다.
다채로운 색과 질감이 얽혀 만들어진 이 존재들은 과잉 소비의 흔적이 응축된 현대 문명의 초상으로 인간이 욕망으로 빚어낸 새로운 신체 즉 일종의 현대 샤머니즘적 존재를 상징한다.
박원규 관장은 "플라스틱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미래 세대에 불편함을 남기는 양면성을 지닌 물질"이라며 "이번 전시는 플라스틱의 편리함 뒤에 감춰진 환경문제를 예술의 언어로 드러내며 관람객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사유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연우기자 nyw109@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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