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법률가 240명 "한일 정부, 과거사 판결 조속히 이행을"

류호 2025. 12. 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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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법률가 240명이 "양국 정부는 과거사 문제 판결 이행 거부를 조장하는 어떠한 조치도 중단하라"며 '한일 법률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양국 모두 법치국가임에도 '일본 정부와 기업이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따르지 않고 있다며, 과거사 문제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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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변호사, 15년 만에 '공동선언' 발표
"일본 측 판결 불이행은 사법 체계 무시"
"한일, 과거사 문제 법치·인권 가치 존중을"
대한변호사협회와 일본변호사연합회 소속 변호사들이 9일 일본 도쿄 일본변호사회관에서 '과거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한일 법률가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도쿄=류호 특파원

한국과 일본 법률가 240명이 "양국 정부는 과거사 문제 판결 이행 거부를 조장하는 어떠한 조치도 중단하라"며 '한일 법률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양국 모두 법치국가임에도 '일본 정부와 기업이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따르지 않고 있다며, 과거사 문제를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일본변호사연합회 소속 변호사 15명은 9일 도쿄 일본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한일 법률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양국 변호사는 물론 과거사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 일본 각각 125명, 115명이 참여했다.

이번 선언문은 양국 변호사협회가 한일 정부에 과거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자 2010년에 발표한 '대한변호사협회와 일본변호사연합회의 공동선언' 이후 15년 만에 낸 두 번째 선언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협회 차원이 아닌 소속 회원들이 지난 6월부터 자발적으로 참여해 만들었다.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자 광복 80주년인 만큼 선언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상희 변호사는 "역사 문제를 넘어 사법부 판단 존중과 피해자 인권 회복이야말로 법치국가의 기본이자 양국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자 모였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세이타 변호사도 "일본 정부와 기업이 판결 이행을 무시하는 건 사법 체계를 무시하는 중대한 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비공식 약식 회담을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한일 법률가들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법적·역사적 현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07년 일본 최고재판소(한국 대법원에 해당)가, 2018년에는 한국 대법원 모두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결했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이 피해자 배상을 거부하고 있다"며 "한국인 군인·군속 야스쿠니 신사 무단 합사 문제, 군함도·사도광산 강제동원 역사 설명 부족, 조세이탄광 한국인 희생자 유골 발굴·반환 문제 등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채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변호사들은 일본 언론을 향해 "과거사 문제는 국익이 아닌 인권 측면에서 보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도쓰카 에쓰로 변호사는 일본 언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을 비판하기보다 '반일(反日) 정권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보도한 점을 지적하며 "국제관계가 이익에 따라 움직이긴 하나, (한일 문제는) 보편적인 가치 중심으로 보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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